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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차한잔의 여유

도연명 음주 20-7수(陶淵明 飮酒 20-7首)

매운 고추를 먹게 되면 어김없이 딸꾹질이 나오게 되는데 지금까지 딸꾹질에 대한 원인을 알지 못했다고 한다. 한 학설에 의하면 인류조상의 퇴화된 아가미 흔적이라는 것이다.

딸꾹질은 숨을 들이마시는 데 사용되는 근육의 갑작스러운 수축과 경련으로 숨구멍이 일시적으로 막히면서 발생하는 현상이라고 한다.

최근에 딸꾹질 관련 아주 흥미로운 이론은 인류가 양서류에서 진화한 흔적으로 개구리 등의 양서류가 성장 과정에서 아가미로 들어온 물이 폐에 들어가지 않도록 숨구멍을 감싸고 있듯이, 우리 인간도 엄마 뱃속에 있을 때 양수가 폐에 들어가지 않게 하기 위해 딸꾹질을 하고 있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으며 태어나 젖을 빠는데 기도(氣道) 확보를 위해 꼭 필요하며 도움을 준다는 것이다.

이런바 딸꾹질은 물고기와 육상동물의 중간단계에 해당하는 잃어버린 진화의 연결 고리를 찾았다는 것이다.

학설이긴 하지만 더우면 땀을 흘리고 몸 속에 적당한 염분이 필요한 것은 바다로부터 진화했다는 밀접한 연관성이 있기 때문이리라.

 

연이어 도연명의 음주 7수는 수년 전에 소개한바 있다. 추국유가색(秋菊有佳色)을 볼 수 있는 가을이 곧 다가올 것이기에 음주 시 20수 중 가장 마음에 남는 시를 행서체로 자서해 보았다.

 

도연명 음주 20-7수(陶淵明 飮酒 20-7首)

秋菊有佳色(추국유가색) 가을 국화 꽃은 색도 아름다워

裛露其英(읍노철기영) 이슬이 내려 앉은 꽃잎 따서

汎此忘憂物(범차망우물) 근심 잊으려 술에 띄워서 마시니

遠我遺世情(원아유세정) 속세와 멀어진 심정 더욱 간절하다

一觴雖獨進(일상수독진) 잔 하나로 혼자 마시다 취하니

杯盡壺自傾(배진호자경) 빈 술병과 더불어 쓸어지노라

日入群動息(일입군동식) 날 저물어 만물이 쉬는 때

歸鳥趨林鳴(귀조추림명) 날던 새도 둥지를 찾아 돌아온다

嘯傲東軒下(소오동헌하) 동쪽 창 아래서 휘파람 부니

聊復得此生(요부득차생) 이보다 더 즐거운 삶이 어디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