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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차한잔의 여유

도연명 음주 20-9수(陶淵明 飮酒 20-9首)

2주 만에 찾은 주말농장은 예상대로 쑥대밭으로 변했다. 연일 지속되는 집중호우와 병충해로 인하여 창궐한 시듦병으로 토마토와 가지는 전멸하다시피 하여 뽑아내고 가을 김장용 배추나 무를 심을 채비를 해야겠다.

해마다 겪는 위조병(萎凋病 : 시듦병)은 토양전염성 병원균이며 작물이 없을 때는 병든 식물체의 조직속에서 균사 조각이나 후막포자(厚膜胞子) 상태로 월동한다. 주로 흙 입자에 묻혀 농기구나 사람 등을 통해 전염되는데 공동으로 사용하는 삽이나 곡괭이가 주범임 샘이다. 병원균은 토양중에 널리 분포하며 월동체인 후막포자는 기주(寄主 : 기생생물에게 영양을 공급하는 생물)가 없이도 토양내에서 수년간 생존하기 때문에 방제가 매우 어려운 병해로 종자 전염도 가능하다.

방제방법은 연작(連作)을 피하고 비기주(非主) 작물로 돌려짓기를 하거나 가축분(家畜糞) 등 미숙퇴비 사용을 피하고 작물의 잔뿌리가 손상되지 않도록 해야 하나 이러한 균류는 수년간 생존하기 때문에 방제가 매우 어려워 건강한 토양에 의한 지력향상(地力向上)으로는 한계가 있다. 다행이 아직 고추는 탄저병이 발생하지 않았으며, 아스파라거스, 차요테 등 그나마 병충해에 강한 식물은 무성하기에 희망의 눈길로 바라보고 있다. 그 동안 무절제한 농약살포로 내성이 생긴 균들의 역공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되었다. 이러기에 귀농의 꿈은 자꾸만 멀어져만 간다.

 

연이어 장맛비 내리는 밤 건~하게 취해 도연명의 음주 9수를 행서체(行書體)로 자서(自書)해 보았다.

 

도연명 음주 20-9수(陶淵明 飮酒 20-9首) 

淸晨聞叩門(청신문고문) 아침일직 문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서

倒裳往自開(도상왕자개) 서둘러 옷 입고 대문을 여니

問子爲誰與(문자위수여) 누군지 물어본다

田父有好懷(전부유호회) 호감이 가는 농부가 서 있어

壺漿遠見候(호장원견후) 멀리서 술병 들고 인사 왔다며

疑我與時乖(의아여시괴) 세상과 떨어져 산다 나를 나무란다.

襤縷茅檐下(남루모첨하) 남루 한 초가집에 산다 하여

未足爲高栖(미족위고서) 고상한 삶이라 할 수 없다 말한다.

一世皆尙同(일세개상동) 한 세상 모든 사람들이 서로 어울려 살 듯이

願君汨其泥(원군골기니) 그대 또한 뒤섞여 함께 더불어 살라 하네

深感父老言(심감부로언) 농부의 말에 마음 깊이 느끼는 바 있지만

稟氣寡所諧(품기과소해) 본시 타고난 성품이 남들과 어울리길 싫어하니

紆轡誠可學(우비성가학) 험한 일이야 배울 수 있겠지만

違己詎非迷(위기거비미) 타고난 성격을 어찌 바꿀 수 있으리

且共歡此飮(차공환차음) 또한 서로의 뜻을 알았으니 가져온 술 마셔 즐기나

吾駕不可回(오가불가회) 본래 타고난 나의 본성은 돌릴 수 없으리라.

 

(텃밭풍경)

수확을 앞둔 토마토가 시듦병으로 고사했다
동료와 함께 처음으로 토종닭 사육을 위한 닭장을 설치했다.
차요테 줄기가 담장을 타고 있다
내후년에 수확이 기대되는 아스파라거스
참깨
닭의장풀(달개비, 닭의밑씻개)은 봄에 어린 잎을 식용하며, 닭장주변에 쉽게 볼수 있는 대표적 잡초인 닭의장풀은 한방에서 잎을 압척초(鴨跖草)라는 약재로 쓴다. 열을 내리는 효과가 크고 이뇨 작용을 하며, 당뇨병 에도 쓴다. 생잎의 즙을 화상에 사용한다.
백도라지
작두콩꽃
길 옆이나 정원에서 쉽게 볼수 있는 비비추는 재배채소처럼 여린 잎은 연하고 향긋하며 매끄러우면서도 감칠맛이 나는 산나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