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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차한잔의 여유

도연명 음주 20-20수(陶淵明 飮酒 20-20首)

오늘은 처서(處暑) 답게 비가 내려 뜨겁게 달궈진 대지를 적시고 있다. 하루가 점 점 짧아지고 있어 청명한 초가을 밤하늘을 바라보면 무수히 많은 별들을 볼 수 있다. 도심의 휘황찬란함을 벗어나면 눈으로 들어오는 별들을 바라보며 더 넓은 우주로 여행을 하고픈 동심의 세계로 달려가고 싶다.

앞서 “삼라만상과 태허”에서 언급 한 바와 현재 과학으로 관측 가능한 우주는 현재 지구 또는 우주 기반 망원경 및 탐사 탐사선에서 관측할 수 있는 모든 물질로 구성된 우주 공(空) 영역이다. 은하수(銀河水)의 숫자는 과학적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수천억 개에 불과한 것으로 추산되었지만, 관측 가능한 우주에는 2조 개의 은하들이 있을 수 있다고 추정한다.

우주가 등방성(等方性 : 모든 방향으로 같은 속도로 팽창하는 물질)이라고 가정하면, 관측 가능한 우주의 가장자리까지의 거리는 모든 방향에서 개략적으로 동일하다. 즉, 관측 가능한 우주는 관찰자를 중심으로 하는 구형(球形)의 영역이다. 우주의 모든 위치에는 그 자체의 관측 가능한 우주가 있으며, 이는 지구를 중심으로 하는 우주와 겹칠 수도 있고 겹치지 않을 수도 있다.

이처럼 우주 내에서도 질서가 존재한다. 그 질서가 무너졌다면 무질서 속에 좌충우돌, 풍지박살의 형태를 보일 것이다. 그러한 질서와 법칙 속에 오늘날 까지 지구와 같은 온전한 행성은 다른 어느 곳에서도 발견된 적이 없다. 지구의 크기는 우리가 생존하기에 딱 알맞게 되어 있어 과학적으로 살펴보아도 경이롭고 신비하다. 지구가 지금보다 조금만 더 크다면 중력이 더 세져서 가벼운 가스인 수소가 지구의 중력을 벗어나지 못해 대기에 쌓이게 되어 대기는 생명을 유지하기에 적합하지 않게 될 것이며, 지구가 지금보다 조금만 더 작다면 생명을 유지시켜 주는 산소가 빠져나가고 지표면의 물이 증발해 버릴 것이다. 어느 경우이든, 생명체가 존재할 수 없을 것이다.

계산에 의해 밝혀진 바에 의하면, 지구가 태양에 5%만 더 가까운 위치에 있었다면 걷잡을 수 없는 온실 효과로 뜨겁게 지구가 과열되어 생명체가 살 수 없으며, 지구가 태양에서 1%만 더 멀리 떨어져 있었다면 걷잡을 수 없는 빙하 작용으로 혹독한 동토의 대지가 되었을 것이다.

이러한 정밀함 외에도, 또한 지구는 그 축을 중심으로 하루에 한 번씩 자전(自轉)하는데, 그것은 적당한 온도를 유지하기에 딱 알맞은 속도라는 사실이다. 금성은 자전하는데 243일이 걸린다. 지구가 자전하는 데 그렇게 오랜 시간이 걸린다면 낮과 밤이 길어질 때 생기는 극심한 온도에서 인류는 살아남지 못할 것이다.

지구가 속해 있는 은하를 우리은하라고 하는데 약 4천억개 이상의 별들로 구성되어 있다고 한다. 확률적으로 계산해 봐도 2조개의 은하 가운데 지구와 같은 환경을 갖추고 있는 행성의 수 또한 이보다 더 많을 것이다.

만약 우리 은하 가운데 지구와 같은 환경을 갖춘 별이 지구 하나밖에 없다면... 얼마나 보배롭고 소중한 존재로 인식해야  할것이다.

살아서 한숨 들어마실 때 그 한숨의 고마움을 뼈저리게 느껴야  하며, 더 이상 지구환경을 파괴해서는 안될 것이다.

 

7월 초에 소개한 도연명의 음주 20수를 모두 살펴보는 기회를 가졌다. 음주 서문(序文)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도연명이 50세 초반에 지은 시로 본인의 자술적(自述的) 의미가 짙다. 관직을 버리고 전원생활의 즐거움을 술과 함께 누리고자 했으리라.

가을의 초입에서 한 수 한 수 음미해 가며 그 시절 도연명으로 돌아가 음주의 의미를 가져 보는 것 또한 인생의 멋을 더하는 시간이 될 것이다.

 

삼라만상과 태허 :  삼라만상과 태허(森羅萬象과 太虛) (tistory.com)

 

도연명 음주 20-20수(陶淵明 飮酒 20-20首)

羲農去我久(희농거아구) *복희 *신농이 오래전에 죽은 후로

擧世少復眞(거세소부진) 세상에 바르게 살려는 사람이 없다

汲汲魯中叟(급급노중수) 열심히 노력한 노나라 공자는

彌縫使其淳(미봉사기순) 바른 나라 만들려고 노력했으나

鳳鳥雖不至(봉조수부지) 봉황이 되어 날지는 못했노라

禮樂暫得新(예낙잠득신) 잠시나마 예악을 새로 만들다

洙泗輟微響(수사철미향) 유학자의 글 읽는 소리 사라지고

漂流逮狂秦(표류체광진) 파도치는 물살이 마치 미친 진나라 같다

詩書復何罪(시서복하죄) 시경과 서경이 무슨 죄가 있다고

一朝成灰塵(일조성회진) 불에 책을 태워 재를 만드나

區區諸老翁(구구제노옹) 나라의 학자들은

爲事誠殷勤(위사성은근) 정성 들여 예의를 가르쳤으나

如何絶世下(여하절세하) 오늘날 세상은 거꾸로 가는지

六籍無一親(육적무일친) 아무도 육경을 공부하지 않는다

終日馳車走(종일치거주) 하루 종일 수레 몰고 다녀도

不見所問津(부견소문진) 학문의 길 묻는 이 보지 못했네

若復不快飮(야복불쾌음) 세상이 이르니 술 흔쾌히 마시지 않는다면

空負頭上巾(공부두상건) 머리에 쓴 갓에게 미안하리

但恨多謬誤(단한다류오) 나의 이런 넋두리가 마음에 안 들어도

君當恕醉人(군당서취인) 취한 나를 너그럽게 용서하시게나

 

*태호 복희씨(太皞伏羲氏) 또는 포희씨(庖犧氏)는 중국 삼황(三皇) 중 하나이다. 전설에서 복희는 인류에게 닥친 대홍수 시절에 표주박 속에 들어가 있던 덕분에 되살아날 수 있었다고 하는데, 다시 살아났다는 의미로 복희라고 했다고 전한다. 또한 팔괘(八卦)를 창제했다고 전한다. 이는 주역 64괘(周易 64卦)의 사상적 기초가 되었다. 도교에서는 그를 동방의 천제라 일컫는다. 또한 글자를 만들었다고 믿어졌다. 또 복희는 혼인제도를 만들었으며 성씨(姓氏)를 만들었다고 한다

*신농(神農)은 중국의 삼황(三皇) 중 하나로 흔히 '염제 신농씨'(炎帝 神農氏)라고 불리며, 별칭으로는 열산씨(烈山氏), 염제주양씨(炎帝朱襄氏)가 있다. 신농씨는 한족에게 농사짓는 방법을 알려주었고, 백초의 풀을 직접 맛보아 해독을 하였으며, 한의학의 최초의 저서로 유명한 '신농본초경(神農本草經)'을 저술하였다고 전해져 오늘날 한의학의 창시자로 여겨진다.

 

(주변풍경)

택지조성 개활지(開豁地)
며느리밑씻개(가시모밀)
콩과인 어러해살이 풀인 비수리(생약명은 야관문(夜關門)이다.)
들콩꽃
기생식물은 실새삼이 활개를 치고 있다.(하얀 실새삼 꽃. 열매는 토사자(兎絲子)이다)
싸리꽃
벌노랑이

 

(다양한 색의 꽃백일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