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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차한잔의 여유

도연명 음주 20-2수(陶淵明 飮酒 20-2首)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22 OECD 보건통계’에 따르면 2020년 우리나라 기대수명 83.5년은 OECD 1위 장수국인 일본(84.7년) 다음이고 OECD 국가 평균(80.5년)보다 3년 길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타고난 장수유전자와 식생활 습관이 장수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 하겠다.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 산 사람은 기네스북에 실린 프랑스 여성으로 122세까지 살다가 1997년 사망했다고 하며, 120세를 넘어서까지 살았던 유일한 인류였다.

 

홍해파리 또는 작은보호탑 해파리라고 불리는 이 동물은 생물학적으로 불멸의 존재로 추정된다. 일반적인 해파리가 번식 후 자연적인 노화로 죽는 반면 이 해파리는 번식이 끝나면 미성숙 상태인 ‘폴립(Polyp)’으로 돌아간다. 늙었다가 젊어지기를 반복하며 영생하는 셈이다.

 

2022년 9월 11일 스페인 오비에도대 연구팀은 최근 작은보호탑 해파리의 유전자 지도를 만드는 데 성공했으며, 유전자 지도를 분석한 결과 작은보호탑 해파리는 성적 성숙기에 불멸성을 잃는 다른 종의 해파리와는 달리 DNA 복제와 복구와 관련된 게놈 수가 두 배나 된다는 점을 확인했으며, 신체적으로 손상을 입거나 굶어 죽는 경우에도 폴립 상태로 되돌아갈 수 있다고 한다. 이 해파리가 이론상 다른 포식체에 잡아 먹히지 않는 한 영원히 살 수 있는 이유를 밝혀냈다고 한다.

 

의료과학의 발달로 머지않은 장래에 인간이 모든 메커니즘을 해독해 인체에 적용한다면… 하는 생각만 해도 끔찍한 일이 절대 일어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현재 인류의 삶은 환경을 더 좋게 만들어 후손에게 물려줄 의무를 성실하게 수행하는 것이며, 미래 세대들의 터전을 잠시 빌려와 쓰는 것이기 때문이리라.

 

연이어 도연명(陶淵明)의 음주(飮酒)  2수를 살펴보고자 행서체(行書體)로 자서(自書) 해보았다.

 

其二.

積善云有報(적선운유보) 착하게 살면 복 받는 다 했는데

夷叔在西山(이숙재서산) 백이와 숙제는 수양산에서 굶었네

善惡苟不應(선악구불응) 선과 악이 닦은 대로 되지 않으니

何事立空言(하사입공언) 어찌 빈 말 만을 앞세웠는가?

九十行帶索(구십행대삭) 구십 노인 허리띠 줄이며 가난하게 살았거늘

飢寒況當年(기한황당연) 젊은 내가 이것을 못 참겠는가?

不賴固窮節(불뢰고궁절) 청빈해도 선비 된 나 곤궁의 절개 아니고서야

百世當誰傳(백세당수전) 먼 후세에 어찌 이름 남기겠는가?

 

건강하면서 장수한 다는 것은 마땅히 축복받을 일이다.

 

장수와 관련 기억에 남은 기사를 찾아 올려보았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구달 박사는 10일 낮 12시 30분께 바젤의 라이프 사이클 클리닉에서 진정제와 신경안정제 등을 투여받고 생을 마감했다. 그는 마지막 순간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의 마지막 부분인 ‘환희의 송가’를 들으며 영면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구달 박사는 안락사를 금지하는 호주의 법을 피해 지난 2일 스위스로 향했다. 스위스는 안락사를 허용하는 국가 중 하나다. 구달 박사는 올해 초에도 스스로 생을 마감하려 했으나 실패했고 이후 '엑시트 인터내셔널'(Exit International)이라는 기관의 도움을 받아 스위스에서 일정을 잡을 수 있었다. 그는 스위스 도착 전 프랑스에서 가족들과 작별의 시간을 가졌다.

구달 박사는 삶에 대한 의욕이 강했다. 한겨레에 따르면 그는 100살이 넘은 뒤에도 오스트레일리아 서부 퍼스의 이디스카원대에서 논문을 발표하는 등 현역 활동을 해왔다. 영국 출신인 구달은 2차 대전이 끝난 후 오스트레일리아로 이주해 오랫동안 연방과학산업연구기구(CSIRO)에서 근무했고, 평생 130여 편의 논문과 저작을 남겼다. 2016년 대학에서 그에게 “출퇴근이 위험하니 자택에서 연구해도 된다”라고 말했지만, 이를 거부하고 대학 연구실에 출퇴근하며 일해왔다.

지난 8일 CNN과의 인터뷰에서 구달 박사는 “5년, 10년 전부터 삶이 즐겁지 않았다. 움직이는 게 불편해지고 시력이 나빠진 것도 일부 원인이기는 하다”며 “내 삶은 야외 활동이 많은 부분을 차지했는데 지금은 밖에 나갈 수도 없다”라고 말했다. 이어 "내 나이가 되면 아침에 일어나 식사를 하고 점심때까지 앉아 있다. 그러고 나서 점심을 약간 먹고 다시 앉아 있다. 그게 무슨 쓸모가 있느냐"라고 덧붙였다.

안락사를 앞두고 구달 박사는 죽음을 앞둔 사람답지 않게 갑자기 노래를 흥얼거리기도 했고 마지막 순간 듣고 싶은 음악이 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베토벤 교향곡 9번 환희의 송가를 꼽기도 했다. 그는 안락사를 금지하는 호주의 법률 체계를 비판하고 모든 나라가 안락사 입법이 이뤄지기를 바란다고 전했다.(연합뉴스 2018. 5. 11.)

 

구달 박사의 영향인지 모르겠지만 2022년 5월 호주에서 뉴사우스웨일스(NSW) 주의회가 조건부로 안락사를 허용하는 법안을 통과시키면서 모든 주에서 안락사가 합법화됐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