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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求古深論

도연명 도화원기(陶淵明 桃花源記)

도연명(陶淵明)은 앞서 오류선생전(五柳先生傳)에서 언급하였기에 생략하도록 하겠다.

 

이 글은 왕조 교체기의 문란하고 암담한 시대를 살았던 도연명은 만년무렵 현실에 대한 실망에서 비롯된 이상 세계에 대한 동경을 형상화하여 그려낸 이상향이다.

 

도화원기(桃花源記) 또는 도화원시(桃花源詩) 라고 하는 것은 도연명집의 도화원시 병기(桃花源詩 幷記)라는 시문을 도화원기와 도화원시가 분리되어있다.  도화원시는 도화원기에 대한 시로 차제에 소개토록 하겠다.

 

노자(老子)와 장자(莊子)가 추구한 소국과민(小國寡民)의 이상 세계를 바탕으로 하고 오랜 농촌 생활 가운데에서 얻은 자신의 경험과 느낌을 살려서 그려낸 도화원(桃花源)은 이후 동양적 유토피아의 전형(典型)이 되었다.

 

그가 꿈꿔왔던 무릉도원은 지금까지도 우리가 그리워하고 동경하는 샹그릴라 이리라.

 

곧 도화 꽃이 만발하면 현세의 무릉도원을 찾아 가고 픈 마음에서 도화원기 서문(桃花源記 序文) 자서(自書)와 함께 주변에 핀 도화원 풍경을 영상에 담아 보았다.

 

도화원기 서문(桃花源記 序文)

 

 

晉太元中 武陵人捕魚爲業緣溪行 忘路之遠近 忽達桃花林.(진태원중 무릉인포어위업 연계행 망로지원근 홀달 도화림.) 진나라 태원 연간에 무릉 사람으로 고기잡이를 업으로 삼고 있는 사람이 있었다. 하루는 물길을 따라갔다가 얼마나 멀리 왔는지도 모를 무렵 홀연히 복숭아꽃 숲이 눈앞에 나타났다.

 

夾岸數百步中無雜樹 芳草鮮美 落英繽紛.(협안수백보 중무잡수 방초선미 낙영 빈 분.) 양쪽 강을 끼고 수백 보의 거리에 온통 복숭아나무뿐이며 다른 잡목은 하나도 없었다. 또한 향기로운 풀들이 싱싱하고 아름답게 자랐고 복숭아 꽃잎이 펄펄 바람에 날려 떨어지고 있었다.

 

漁人甚異之復前行 欲窮其林. 林盡水源便得一山. 山有小口 彷彿 若有光. 便舍船從口入.(어인심이지 부전행 욕궁기림. 임진수원편득일산. 산유소구 방불약유광. 편사 선종 구입.) 어부는 이상하게 여기고 계속 앞으로 나가 복숭아 숲 끝에 무엇이 있는지 알고자 했다. 숲은 강 상류에서 끝났고 그곳에 산이 있었으며, 산에는 작은 동굴이 있고 그 속으로 희미하게 빛이 보였다. 어부는 즉시 배에서 내려 동굴 속으로 따라 들어갔다.

 

初極狹 才通人復行數十步 豁然開良.(초극협 재통인 부행수십보 활연 개량.) 동굴은 처음에는 몹시 좁아 간신히 사람이 통과할 수 있었으나 수십 보를 더 나가자 갑자기 탁 트이고 넓어졌다.

 

土地平曠 屋舍儼然有良田美池桑竹之屬. 阡陌交通 鷄犬相聞. (토지평광 옥사엄연 유량전미지상죽지속. 천맥교통 계견상문.) 토지가 평평하니 넓고 집들이 정연하게 섰으며 기름진 논밭과 아름다운 연못, 뽕나무와 대나무 숲이 우거져 있었다. 사방으로 길이 트였고 닭과 개 우는 소리가 들려왔다.

 

其中往來種作男女衣著悉如外人 黃髮垂髫 竝怡然自樂.(기중왕래종작남여의저 실여외인 황발수초 병이연자락.) 이 마을에서 왔다 갔다 하며 농사를 짓는 남녀의 옷차림은 다른 고장 사람들과 꼭 같았으며 노인이나 어린 아이나 다들 즐거운 듯 안락하게 보였다.

 

見漁人 乃大驚 問所從來 具答之 便要還家 設酒殺鷄作食.  村中聞有此人, 咸來問迅(견어인 내대경 문소종래 구답지 편요환가 설주살계작식. 촌중문유차인, 함래 문신) 사람들은 어부를 보자 크게 놀라며 어디서 왔느냐고 물었다. 어부가 자세히 대답하자 그들은 어부를 집으로 데리고 가서 술을 내고 닭을 잡아 대접을 했다. 다른 마을 사람들도 어부가 왔다는 말을 듣고 와서 저마다 물었다.

 

自云: 先世避秦大亂 率妻子邑人來此絶境不復出焉 遂與外人間隔.(자운: 선세피진대란 솔처자읍인래차절경불부출언 수여외인간격.) “집주인이 우리 선조가 진나라 때의 난을 피해 처자와 마을 사람들을 이끌고 이 절경(絶境)으로 와 다시 나가지 않았으므로 결국 바깥세상 사람들과 단절됐습니다."라고 말했다.

 

問今世何世乃不知有漢無論魏晉. 此人一爲具言 所聞皆歎惋.(문금세하세내부지유한 무론위진. 차인일위구언 소문개탄완.) 그리고 지금이 어느 때냐 고 묻는 것을 보니, 그는 한나라가 있었다는 것은 물론이고 그 뒤로 위나라와 진나라가 있었다는 사실도 모른다고 하였다. 어부가 지난 역사를 하나하나 자세히 이야기해 주자 모두들 놀라며 감탄하였다.

 

餘人各復延至其家皆出酒食. 停數日 辭去. 此中人語云: 不足爲外人道也.(여인각부연지기가 개출주식. 정수일 사거. 차중인어운: 부족위외인도야.) 다른 사람들도 저마다 어부를 자기 집으로 초대해서 술과 밥을 대접했다. 어부는 며칠을 묵은 후 작별하고 떠났다. 마을 사람들이 ""바깥세상 사람들에게 말하지 마십시오."라고 했다.

 

旣出 得其船便扶向路 處處誌之. 及郡下 詣太守 說如此.(기출 득기선 편부향로 처처지지. 급군하 예태수 설여차.) 어부는 마을을 벗어 나와 배를 얻어 타고 돌아오는 길에 여러 군데 표식을 했다. 읍에 이르자 태수를 찾아 그대로 보고를 했다.

 

太守卽遣人隨其往尋向所誌 遂迷不復得路.(태수즉견인수기왕 심향소지 수미불부득로.) 태수는 즉시 사람을 파견하여 어부가 표식 한 곳을 찾아가게 했으나 결국 길을 잃고 도화원으로 통하는 길을 찾지 못했다.

 

南陽劉子驥高尙士也. 聞之 欣然規往. 未果 尋病終. 後遂無問津者.(남양유자기 고상사야. 문지 흔연규왕. 미과 심병종. 후수무문진자.) 남양의 유자기는 고결한 은사였다. 그 소리를 듣고 기꺼이 찾아가 보려고 계획했으나 목적을 달성 못하고 병들어 죽었다. 그 후로는 뱃길을 찾는 사람이 다시없었다.

 

도화원 복사꽃 풍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