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삶의 향기/차한잔의 여유

김부현 시 삼청동(金富賢 詩 三淸洞)

김부현(金富賢 미상~1714) 조선 인조 때 여항문인(閭巷文人)으로 자는 예경(禮卿) 호는 항동(巷東)이다. 최감(崔瑊)의 외손이며 최승태(崔承太)의 사위로 경아전(京衙前 : 조선시대 중앙 各司에 소속된 하급관리) 출신이다. 오언절구 5수, 칠언절구 5수, 등 총 31수의 시가 소대풍요(昭代風謠 : 조선 후기 위항시인(委巷詩人)들의 시선집)에 실려 있다. 그의 작품 가운데는 주로 지방의 병영에 서리로 나가면서 그곳을 들렀다가 지은 시가 다수 있다. 그의 시에는 신분적 갈등이 강하게 드러났다.

소개하고자 하는 시 삼청동(三淸洞 : 서울 종로구 경복궁 뒤의 마을 이름. 골이 깊고 산수가 아름다워 삼청공원과 유적이 많음)은. 예로부터 서울 시내에서 경치 좋기로는 첫째 삼청동, 둘째 인왕동(仁旺洞), 셋째 쌍계동(雙溪洞), 넷째 백운동(白雲洞), 다섯째 청학동(靑鶴洞)으로 쳤고, 삼청동의 녹음(綠陰), 필운대의 살구꽃, 북둔(北屯)의 복숭아꽃, 흥인문(興仁門 : 동대문) 밖의 버들, 천연정(天然町)의 연꽃, 탕춘대(蕩春臺)의 수석(水石) 등이 볼 만하다 했음. 삼청이란 도교의 옥청, 상청, 태청(玉淸, 上淸, 太淸)의 세 신을 말하며 삼청동에 삼청전(三淸殿)이 있어 봄가을에 천제(天祭)를 행해 왔는데, 조선 중종 12년(1517) 조광조가 제후는 천제를 못 지내는 법이라고 반대하여 폐지되었다.

삼청동의 아름다운 경치와 시인의 고아한 풍류가 드러나 있는 시 삼청동을 행서체로 자서해 보았다.

 

삼청동(三淸洞)

溪上離離草(계상이리초) 냇가 주변에 무성하게 자란 풀

侵人坐處生(침인좌처생) 사람 앉은자리마다 돋아났구나

不知衣露濕(부지의로습) 이슬에 옷 젖음을 알지 못하고

猶自聽溪聲(유자청계성) 오직 졸졸 흐르는 물소리만 듣고 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