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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차한잔의 여유

오창석 화제시 갈매기(吳昌碩 畵題詩 鷗)

며칠 전 지인으로부터 치바이스(齊白石) 화집 한 권을 선물 받았는데 예술의 전당에서 전시한 도록으로 치바이스,  팔대산인 주탑(八大山人 朱耷), 우창휘(吳昌碩) 작품이 함께 실려있었으며, 이들 3인은 중국 한 시대(靑代~近代)를 풍미 했던 거장들이다. 사람마다 각자 예술적 취향이 다르듯이 3인의 화풍은 감탄할 정도로 와 닫지 않았지만 거장들의 예술세계를 살펴볼 수 있는 귀중한 시간이 되곤 한다.  그중 오창석이 만년에 그린 그림으로 갈매기(鷗) 그림의  화제시가 내 마음속으로 성큼 다가와 행서체로 자서해 보았다. 화제시는 그림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작자의 심경을 표현하기도 하고, 여백의 미를 살리는 동시에 그림의 격을 한층 더 높이는 중요한 요소로 활용된다. 만약 이 그림에서 갈매기만 있었다면 그냥 지나치고 말 텐데 화제를 통해 그림을 감상하면 굼주린 갈매기의 모습이 작가가 표현하고자 하는 이심전심의 요소들이 전해지는 느낌을 받는다. 오창석의 작품과 함께 실어 보았다.

 

오창석(1844~1927) 작품 갈매기(鷗)

 

오창석 화제시 갈매기(吳昌碩 畵題詩 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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