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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차한잔의 여유

임규 시 강촌야흥(任奎 詩 江村夜興)

임규(任奎. 1119년 ~ 1187년) 고려 인종, 의종 때 문신 본관은 장흥(長興) 벼슬이 平章事(평장사)에 이르렀으며, 시호는 문숙(文肅)이다.

 

이제 곧 장마가 끝나면 본격 휴가철로 접어든다. 산과 강, 바다로 피서객들로 붐비고 그동안 평온했던 자연은 또 몸살을 하기 마련이다. 우리가 누리는 자연은 후손들로부터 잠깐 빌려온 것이라 더 깨끗하고 아름답게 가꾸어야 할 의무이자 갚아야 할 빚이다. 임규 선생이 활동했던 900여 년 전의 산과 강은 어떠한 모습이었을까? 강으로 피서 떠난 이들이 밤을 맞이하며 조용히 눈을 감고 밤의 흥취에 잠겨보는 것도 의미가 있으리라. 그가 남긴 시 강촌야흥을 자서해 보았다.

 

강촌야흥(江村夜興 : 강촌의 밤 흥취)

月黑烏飛渚(월흑오비저) 달은 흐릿한데 까마귀 물가에 날고

烟沉江自波(연침강자파) 연기 잠긴 강에 물결만 이네

漁舟何處宿(어주하처숙) 고기잡이 배 어디서 묵는가?

漠漠一聲歌(막막일성가) 아득히 들려오는 뱃노래 한 가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