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공동주택단지 건설현장에서 정보통신 감리를 수행한 지 30개월이 되었다. 6월 말에 준공을 앞두고 있어 건축 관련 모든 시공업무와 입주자 사전점검을 마치고 마지막 준공검사만 남겨 놓고 있다. 2021년 11월에 시작한 공사현장은 약 5만 평의 대지에 신설되는 대단위 신축 아파트로 지하 1층, 지상 25층 규모로 총 24개 동으로 건설되었으며 45개 평형타입으로 매우 복잡하고 난도가 높은 건설현장이다.
지금은 정보통신업무 영역이 확대되어 한 사람이 수행하기에는 벅찬 현장이었지만 전문성과 경험으로 부여받은 업무에 충실히 수행하였기에 세종시와 입주자가 만족하는 수준으로 지어졌다는 자부심과 보람을 느낀다.
현장으로부터 한적한 곳에 숙소를 정한 덕분인지 출근길 넓은 들판은 이미 모내기가 끝나가고 있고 저녁 무렵에는 개구리 소리가 요란하게 들린다. 곧 프로젝트 종료 후 서울로 올라가면 이러한 정취는 느낄 수 없기에 아쉬움이 남을 것이다.
같이 알아볼 한시는 북송(北宋) 시대 공평중(孔平仲)의 출교(出郊)와 화숙(禾熟) 2 수로 평화로운 농가의 일상을 모내기와 함께 알찬 결실을 바라는 모습을 가볍고 쉬운 내용으로 그려냈기에 천년 전의 농촌의 모습이 아스라이 그려지는 시를 주변 풍경사진과 함께 올려보았다.
출교(出郊 : 교외로 나가)
田下泉鳴春雨晴(전하천명춘우청) 밭둑 아래 샘물 졸졸 봄비는 맑게 개고
新秧無數已齊生(신앙무수이제생) 무수한 새 벼 포기 일제히 생기롭다.
一年農事從今始(일년농사종금시) 한 해의 농사는 지금부터 시작되어
會見西風玉粒成(회견서풍옥립성) 서풍이 불어올 때 옥 알곡 맺으리라.
화숙(禾熟 : 곡식이 익어갈 무렵)
百里西風禾黍香(백리서풍화서향) 백리서풍에 벼와 기장이 익는 향이 밀려오고
鳴泉落竇穀登場(명천낙두곡등장) 샘솟는 소리와 떨어지는 물소리에 곡식 오르며
老牛粗了耕耘債(노우조료경운채) 늙은 소 밭 갈고 김매는 빚을 그나마 좀 마치고
囓草坡頭臥夕陽(설초파두와석양) 해가 질 무렵 둔덕에 누워 풀 씹고 있네
공평중(孔平仲, 생졸연대 미상)은 북송(北宋)의 임강(臨江) 신감(新淦) 사람으로 자는 의보(毅父) 또는 의보(義甫)다. 공무중(孔武仲)의 동생으로 영종(英宗) 치평(治平) 2년(1065) 진사가 되었다. 여공저(呂公著 : 송나라의 재상)의 추천으로 비서승(秘書丞)이 되고, 집현교리(集賢校理)를 지냈다. 철종(哲宗) 소성(紹聖) 연간에 그가 원우(元祐) 연간에 권력자에게 아부하고 선열(先烈)을 비방했다 하여 형주지주(衡州知州)로 폄적(貶謫 : 벼슬자리에서 내치고 귀양을 보내던 일)되었다. 원부(元符) 2년(1099) 제거(提擧)가 그가 상평법(常平法)을 위반했다고 탄핵을 받은 데다가 ‘원우당인(元祐黨人)’에 속했던 까닭에 형주(衡州)로 폄적되고 혜주별가(惠州別駕)로 다시 폄적되었다.
휘종(徽宗)이 즉위하자 호부낭중(戶部郞中)으로 불렸고, 제거(提擧)가 되어 영흥로(永興路)의 형옥(刑獄)을 관장하고 부연(鄜延), 환경(環慶) 두 곳을 통솔했다. 소성(紹聖) 연간에 당론(黨論)이 다시 재기되어 마침내 면직되었다. 연주(兗州) 경령궁(景靈宮)을 관리하다 죽었다. 형 공문중(孔文仲), 공무중과 함께 강서(江西)에서 문명을 떨쳐 ‘삼공(三孔)’으로 불렸다. 저서에 『공씨담원(孔氏談苑)』과 『속세설(續世說)』, 『양세사증(良世事證)』, 『석패(釋稗)』, 『시희(詩戱)』 등이 있다. 원래 문집 21권이 있었지만, 지금은 『조산집(朝散集)』 15권만 전한다.
(주변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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