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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차한잔의 여유

검암 범경문 시 창헌추일(儉巖 范慶文 詩 蒼軒秋日)

범경문(范慶文. 1738~1800) 조선 후기의 위항시인으로 본관은 금성(錦城). 자는 유문(孺文), 호는 검암(儉巖) 이며 가계와 생애는 전하지 않는다. 다만 그가 살았던 곳의 위치만 전해지는데, 아침마다 배오개 시장(梨峴市)의 시끄러운 소리가 들리는 장안의 제2(), 즉 광교(廣橋) 근처에 있었다고 한다.

17, 18세 때에 문장으로 이름나 진신 대부들 사이에 잘 알려져 있었고, 그들로부터 장자(長者)의 풍모를 지녔다는 말을 들었다고 한다.

음주를. 좋아하고 성격이 소광(疎曠)하여 당시 이름 있는 시인들과 수창(酬唱 : 시가를 통하여 상호 贈答, 唱和하는 것으로 소통 가능한 사람끼리 은밀한 생각을 한시라는 운문 형식을 빌어 내면의 깊은 울림과 파장을 전달하고자 하는 문학 행위)하였으므로,그가 남긴 시작품의 다수가 수창 시이다. 

저서로 검암산인시집(儉巖山人詩集) 2권 11 책이 있다. 그의 시 가운데 가을 관련 시 한수를 음미하고자 자서해 보았다.

 

*창헌추일(蒼軒秋日)        - 범경문(范慶文)

 

歸雲映夕塘(귀운영석당) 가는 구름 저녁 연못을 비추고

落照飜秋木(락조번추목) 저녁노을은 가을 나뭇가지에 아른거린다..

開戶對靑山(개호대청산) 창을 열어 청산을 대하니

悠然太古色(유연태고색) 유연히 옛 모습 그대로 일세

 

* 창헌추일(蒼軒秋日) : 창헌의 누각에서 맞이하는 가을날 이란 뜻으로 詩題를 정하였을 수도 있지만 동시대 성리학자인 창헌 조우각(蒼軒 趙友慤. 1754~1821)과 교류하며 창헌과 함께 맞이한 가을날의 뜻으로 이해될 수 있는데 이는 오직 儉巖만이 알 수 있으리라 짐작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