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하고자 하는 강엄(江淹 )의 도징군전거(陶徵君田居)는 도정절집(陶靖節集) 2권에 실려 있는 도연명(陶淵明)의 귀전원거(歸園田居) 5수가 아닌 6수 중 마지막 편으로 작자에 대하여 논란이 있다.
문선(文選) 31권에는 도연명의 작(作)이 아니라 강문통(江文通 : 강엄(江淹)이 지은 잡체시(雜體詩) 30수 중 하나인 도징군전거(陶徵君田居) 시로 되어 있는 바, 이 때문에 마지막 수를 제외한 5수만을 도연명의 작이라 하여 귀전원거(歸園田居) 시는 전체 6수가 아니라 5수라고 보기도 한다.
위와 같은 기록을 근거하여 도연명의 귀전원거 5수를 앞서 살펴보았다.
강엄(江淹)은 원작과 구별하기 어려울 만큼 의고(擬古 : 시가(詩歌), 문장 등을 옛 형식에 맞추어 짓는 일)에 탁월한 능력을 보유하였다.
강엄(江淹. 444~505)은 중국 육조(六朝) 때 양(梁) 나라의 문인(文人)으로 허난 성(河南省) 고성(考城)에서 출생하였으며, 자는 문통(文通). 동무령(東武令)을 역임해 강령(江令)이라고도 하며, 고향에 돌아가지 못함을 슬퍼하는 시를 많이 읊었다. 송(宋)ㆍ남제(南齊)ㆍ양(梁)의 3 왕조를 섬기고, 금자광록대부(金紫光祿大夫)가 되었다. 일찍부터 문명(文名)을 얻었으나 만년에는 재사(才思) 쇠퇴했다고 한다. 부(賦)의 작가로서 《한부(恨賦)》ㆍ《별부(別賦)》의 2편은 문사(文辭)의 화려함 등으로 유명하다.
이 시는 동쪽 언덕의 아름다운 농가의 경치를 서술하고 끝에는 농상(農桑)의 본업을 힘씀과 붕우(朋友)의 책선(責善 : 벗 사이에 착하고 좋은 일을 하도록 서로 권함)으로 귀결된다.
마치 도연명의 귀원전거 5 수 중 결(結)의 부족함을 도연명 입장에서 완성한 6수의 느낌이 와 닫기에 예서체(隸書體)로 자서해보았다.
도징군전거(陶徵君田居 : 도연명의 전원생활을 읊다)
種苗在東皐(종묘재동고) 동 쪽 물가에 씨앗을 심었더니,
苗生滿阡陌(묘생만천맥) 고랑 고랑 무성하게 싹이 돋았네.
雖有荷鋤倦(수유하서권) 호미 질 비록 힘이 들기는 해도,
濁酒聊自適(탁주료자적) 탁주 힘을 빌어 스스로 즐기네.
日暮巾柴車(일모건시거) 날 저물어 섶나무 수레를 덮고,
路暗光已夕(노암광이석) 길은 어둑하여 이미 저녁이 되었네
歸人望煙火(귀인망연화) 돌아가는 사람들은 저녁연기와 불빛 바라보고,
稚子候檐隙(치자후첨극) 어린 아들 처마 밑에 기다리네.
問君亦何爲(문군역하위) 그대에게 묻노니 또 무엇을 하려는가
百年會有役(백년회유역) 인생 백 년에 반드시 해야 할 일 있다오.
但願桑麻成(단원상마성) 단지 뽕과 삼이 잘 자라나서,
蚕月得紡績(잠월득방적) 누에 치는 달에 길쌈을 하기 원하네.
素心正如此(소심정여차) 원래 마음 이와 같이 소박하니,
開徑望三益(개경망삼익) 길 열어놓고 좋은 벗 기다릴 뿐이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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