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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차한잔의 여유

우계 성혼(牛溪 成渾) 시 2수 : 계변소작(溪邊小酌), 계상춘일(溪上春日)

인생이란 삶의 무게를 짊어지고 내가 가야 할 길을 가는 것이다. 때로는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의 무거운 짐을 질 때도 있고, 부담 없이 가벼운 짐을 질 때도 있다. 하루가 다르게 주변이 연 초록으로 물들어 가고 만개한 꽃 향기 찾아 벌, 나비, 산새들도 노래하며 분주히 움직이는 이 시절이 호시절이자 가장 싱그럽고 아름다운 시간이다. 이 때는 무겁든 가볍든 모든 짐을 내려놓고 따스한 봄볕만 등에 지고 시냇가나 앞산을 산책하며 봄의 향연을 느껴보는 것이 인생의 즐거움과 행복을 찾는 길이리라.

 

이번에 소개할 내용은 우계 성혼(牛溪 成渾) 선생이 봄날 냇가에서 읊은 계변소작(溪邊小酌), 계상춘일(溪上春日) 2수를 살펴보고자 한다. 벚꽃이 막 피어나기 시작한 오늘 같은 날 파주가 낳은 동시대의 대학자 이이(李珥)와 성혼(成渾) 두 선현(先賢)의 발자취를 따라가며 그들의 생애와 삶, 교우관계를 통해 추구했던 학문적 사상을 재조명(再照明)해 보는 것 또한 큰 의미가 있을 것이다.

 

계변소작(溪邊小酌 : 냇가에서 술잔을 조금 기울이며 읊다)  

溪流鳴玉處(계류명옥처) 시냇물 흘러 옥 소리처럼 울리는데

夜雨泛花來(야우범화래) 밤비에 꽃잎 떠내려 오네.

芳草春風意(방초춘풍의) 꽃다운 풀, 봄바람의 뜻이

薰然入酒盃(훈연입주배) 향기롭게 술잔 속에 들어오네.

 

이 시의 묘미는 냇가에서 바라본 주변에서 펼쳐지는 봄 정취를 귀로 듣고 눈으로 보며 봄의 향기를 술잔에 가득 담아냈을 뿐만 아니라 높은 격조로 읊었기에 음미함이 남다르게 다가온다.

 

계상춘일(溪上春日 : 봄날 냇가에서 읊다) - 성혼(成渾)

五十年來臥碧山(오십년래와벽산) 오십 년간 푸른 산에 누웠으니

是非何事到人間(시비하사도인간) 시비 많은 세상에 뭣 하러 나가리.

小堂無限春風地(소당무한춘풍지) 작은 집에 봄바람 끝없이 불어오니

花笑柳眠閑又閑(화소유면한우한) 웃는 꽃 잠든 버들 한가롭기만 하네.

 

이 시를 시평보유(詩評補遺 : 조선 후기 문신 홍만종(洪萬宗)의 소화시평(小華詩評) 내용을 수정 보완하여 저술한 평론집)에는 “此等諸賢之詩(차등제현지시) 作語天然(작어천연) 各盡妙處(각진묘처) 其性情之情得於詩者(기성정지정득어시자) 於此可見矣(어차가견의) : 이들 여러 사람의 시는 시어로 쓴 것이 자연스러워 각각 묘처를 다했으니, 그 성정의 바름을 시에서 얻은 것을 이것에서 볼 수 있다”라 하였고,

이덕무(李德懋)의 청장관전서(靑莊館全書 : 조선 후기 때의 학자 이덕무(李德懋)가 쓴 저술총서)에서는, 이 시에 서술하기를.. (此外理學諸先生詩(차외리학제선생시) 亦多可誦(역다가송) 偶未之考爾(우미지고이) : 이 시 외에도 이학(理學)을 하는 선생의 시 가운데 독송할 만한 것이 많으나 아직 상고하지 못하였다.)라고 평하고 있다.

 

우계 성혼(牛溪 成渾. 1535 ~ 1598) 선생은 조선 전기에, 이조판서, 대사헌, 우참찬 등을 역임한 문인이자 학자로 본관은 창녕(昌寧). 자는 호원(浩原), 호는 묵암(默庵) · 우계(牛溪). 현령 성충달(成忠達)의 증손으로, 할아버지는 지중추부사(知中樞府事) 성세순(成世純)이고, 아버지는 현감 성수침(成守琛)이다. 어머니는 파평윤씨(坡平尹氏)로 판관 윤사원(尹士元)의 딸이다. 서울 순화방(順和坊 : 서울 종로구 창성동)에서 태어났으며, 경기도 파주시 우계(牛溪)에서 거주하였다.

성혼은 천성이 매우 고매(高邁)하여 일찍 덕기(德器)를 이루어 어린아이 때부터 가정의 교훈을 익혔고, 또 일찍이 이황(李滉)을 존경하고 사모하여 사숙(私淑)하였었다. 그의 학문은 고정(考亭) 주희(朱熹)를 기준으로 하여, 강론하여 밝히고 실천하는 공을 다 아울러 힘써 본원(本源)의 바탕에 더욱 독실(篤實)하였다.

이이(李珥)와 더불어 사단칠정(四端七情)과 이기(理氣)의 선후(先後)에 대한 설을 수천 마디 주고받았는데, 선유(先儒)들이 밝히지 못했던 것이 많았다. 이이(李珥)가 일찍이 ‘만약 견해(見解)의 우월(優越)을 논하자면 내가 약간 나을 것이나 행실(行實)이 돈독(敦篤)하고 확고한 것은 내가 따르지 못한다.’고 하였다.

처음에 학문과 덕행으로 천거되어 여러 번 직(職)을 내려 불렀으나 모두 취임하지 않으니, 임금의 후대함이 더욱 중하여 부르는 것을 그만두지 않았었다. 성혼은 힘써 사양하여도 되지 않아 간혹 서울에 왔으나 항상 오래 머물 뜻이 없어 조정에 있은 날짜를 통산(統算)하면 1년도 채 되지 않았다.

임진외란(壬辰外亂) 때 이홍로(李弘老)의 모함을 받았으며, 이때(1598년 6월)에 이르러 파산(坡山)의 옛집에서 죽었다. 학자들이 우계선생(牛溪先生)이라 불렀다.”

그는 초시(初試)에 모두 합격했으나 복시(覆試)에 응하지 않고 학문과 교육에만 힘썼다. 이이가 죽은 뒤 서인(西人)의 주요 지도자가 되었고 이조판서로 봉사했으나 국정운영에 관한 봉사소(封事疏 : 임금에게 정사를 간하기 위하여 올리는 글)를 올리고 귀향했다. 율곡 이이(栗谷 李珥)의 권유로 관직에 나아갔고 임진왜란 중에도 조정에 봉사했으나 대체로 벼슬을 극구 사양했다.

죽은 뒤 기축옥사(己丑獄事)와 관련되어 삭탈관직(削奪官職)되었다가 다시 복권되었고, 좌의정에 추증(追贈)되었으며, 숙종 때 문묘(文廟)에 배향(配享)되었다. 저서로는 우계집(牛溪集), 주문지결(朱門旨訣), 위학지방(爲學之方)이 있으며, 시호는 문간(文簡)이다.

제향서원(祭享書院)으로는 여산(礪山)의 죽림서원(竹林書院), 창녕의 물계서원(勿溪書院), 해주의 소현서원(紹賢書院), 함흥의 운전서원(雲田書院), 파주의 파산서원(坡山書院) 등이 있다.

 

(봄날 주변 풍경)

영종도 백운산 일출(4월9일)
냉이꽃
꽃다지
제비꽃
흰제비꽃
미선나무꽃
돌단풍
솜나물은 한국, 일본, 중국, 러시아에 분포하는 여러해살이풀이다. 봄꽃의 혀꽃은 뒷면에 자줏빛이 돌고 앞면이 흰색을 띠며 어린순은 나물로 먹을 수 있고 열매는 갈색으로 익으며, 흰색 갓털이 달려 있다.
변산 바람꽃은 한국 특산종으로, 학술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1993년부터이다. 같은 해  전북대학교  교수 선병윤( 宣 炳 崙 )이  변산반도 에서 채집해 한국 특산종으로 발표하였기 때문에,  학명 도 발견지인 변산과 그의 이름이 그대로 채택되었다. 변산반도· 마이산 · 지리산 · 한라산 · 설악산  등지에 자생한다. 꽃이 매우 앙증맞고 예쁘장해 관상용으로 심기도 하는데, 개체 수가 많지 않아 보존이 필요한 식물종이다.
명자꽃(산당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