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방이 진달래, 개나리, 벚꽃이 만발한 완연한 봄날이다. 4월 5일 청명(淸明)은 24절기(節氣) 중의 하나로 한(漢) 나라 이후 중국에서 동아시아, 한국 등 오래된 유교 국들에 전파되어 현재에 이르고 있다.
청명절(淸明節)은 양력으로 4월 4일~6일 사이에 정해지는데 24절기 중 양력과 거의 일치하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청명 하루 뒤인 한식날에는 조상의 묘(墓)를 참배하고 제사를 지내는 풍속 현재까지 남아있다. 특히 중국은 답청(踏靑 : 봄에 파릇파릇한 풀을 밟으면서 거닒)이라 하여 청명절에 교외(郊外)를 거닐며 자연을 즐기는 풍습으로, 밤과 낮의 길이가 거의 같은 춘분(春分)을 지나서 청명은 낮이 확실하게 더 길어지는 때로서, 날씨가 따 뜻 해지니까 성묘(省墓)도 하고 들놀이도 하는 날 이기도 합니다.
이처럼 이 시기에 바라보는 만물이 연초록으로 물들며 눈이 호강하는 최고의 계절에, 800여년 전 주자(朱子) 역시 요즈음과 같은 봄날의 정취를 시로 남겼는데 시대를 초월하여 함께 느껴 보고자 행서체로 자서해 보았다.
춘일(春日)
勝日尋芳泗水濱(승일심방사수빈) 맑은 날 꽃 찾아 *사수 강가에 왔더니
無邊光景一時新(무변광경일시신) 끝없는 광경이 한순간 새로워졌네.
等閑識得東風面(등한식득동풍면) 한가로이 거닐다 봄바람이 얼굴에 닿자 알았네
萬紫千紅總是春(만자천홍총시춘) 백화가 만발하니 필경 봄이라는 것을.
* 사수(泗水) : 중국 산둥(山東)성에 있는 강, 또는 현(縣) 이름
주희(朱熹, 1130년 ~ 1200년)는 앞서 소개한 바 있다. 중국 남송(南宋)의 독보적 유학자(儒學者)로, 주자(朱子)라는 존칭으로도 불린다. 자(字)는 원회(元晦), 중회(仲晦). 호(号)는 회암(晦庵), 회옹(晦翁), 운곡노인(雲谷老人), 창주병수(滄洲病叟), 둔옹(遯翁)등 여러 가지가 있다. 중국 복건성(福建省) 우계(尤溪)에서 출생했으며 19세에 진사가 된 후 여러 관직을 지내면서 맹자, 공자 등의 학문에 전념하였으며 주돈이(周敦頤), 정호(程顥), 정이(程頤) 등의 유학사상을 이어받았다. 그는 도학(道學)과 이학(理學)을 합치 송학(宋學)을 집대성하였으며 오경(五經)의 진의(眞意)를 밝히고 주자학(朱子學)을 창시하여 완성시켰다. 그가 남긴 시 또한 1500여 수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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