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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차한잔의 여유

이화 춘행즉흥(李華 春行卽興)

이화(李華. 714 ~ 774)는 당대(唐代)의 시인이자 문학자로 현종(玄宗) 때 감찰어사(監察御士), 우보궐(右補闕) 등 벼슬을 지내다가 안록산(安祿山)이 장안을 점령하자 다시 그 밑에서 벼슬을 한 죄로 항주사호참군(杭州司戶參軍)으로 좌천되었다. 이후 관직에 나가지 않고 만년에 강소성 회안현(江蘇省 淮安縣)에 머물며 불교를 숭신(崇信)하고 경독(耕讀)생활을 하며 생애를 마쳤다. 저서로 이화전집(李華前集) 10권 등이 전한다.

‎소개하고자 하는 춘행즉흥 시는 무르익은 봄날의 정취를 느끼기에 부족함이 없다. 마치 맑은 깊은 산골 시냇물이 유유히 흐르고 주변은 물소리, 새소리 들으며 봄 꽃 만개한 호젓한 산길을 걸어가는 모습이 자연스레 그려지는 멋진 시를 행서체로 자서해 보았다.

 

春行卽興(춘행즉흥 : 봄나들이 흥에 겨워) 

宜陽城下草萋萋(의양성하초처처) *의양성(宜陽城) 아래 풀이 무성하고

澗水東流復向西(간수동류복향서) 시냇물은 동서로 유유히 흐르네

芳樹無人花自落(방수무인화자락) 보는 이 없는데도 꽃 절로 지고

春山一路鳥空啼(춘산일로조공제) 봄 산길 따라 새 소리만 들리네

 

*의양(宜陽) : 중국 옛날 고을 이름. 당대(唐代)에는 복창(福昌)이라 불렀다. 지금의 하남성 복창현(河南省 福昌縣) 부근으로 당대의 행군(行宮)인 연창궁(連昌宮)이 이곳에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