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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차한잔의 여유

이백 춘야연도리원서(李白 春夜宴桃李園序)

당대(唐代) 시인인 이태백에 대하여는 앞서 소개하였기에 생략토록 하겠다.

이 시는 복숭아, 자두꽃 만발한 봄날 밤 도리원에서 연회를 열고 친척, 친구들과 어울리면서 시를 쓴 내막을 서술한 글이다. 아름다운 경치, 운치 있는 대화, 술을 마시며 시를 짓는 정경 등이 잘 묘사되어 있다. 

인생무상을 드러낸 부분도 있지만 자연(自然)을 좋아하고 일상을 즐기는 여유도 살필 수 있다. 

제목과의 적절한 호응, 조리 있는 내용 전개 등에서도 뛰어난 명문장으로 흑지에 행초서체로 자서해 보았다.

 

춘야연도리원서(春夜宴桃李園序 : 봄날 밤에 도리원에서 잔치하며 지은 시의 서문)

 

 

夫天地者萬物之逆旅(범천지자만물지역여) 천지라는 것은 만물을 맞이하는 여관이고

光陰者百代之過客(광음자백대지과객) 세월이라는 것은 잠시 지나는 나그네이다

而浮生若夢爲歡幾何(이부생약몽위환기하) 뜬 인생이 꿈과 같으니 즐거움을 누리는 것이 얼마나 되겠는가?

古人秉燭夜遊良有以也(고인병촉야유양유이야) 옛사람들이 촛불을 잡고 밤에 놀았던 것은 진실로 이유가 있었도다.

況陽春召我以烟景(황양춘소아이연경) 하물며 따뜻한 봄날이 안개 낀 경치로 나를 부르고,

大塊假我以文章(대괴가아이문장) 대자연이 나에게 아름다운 문장을 빌려주었음에랴.

會桃李之芳園序天倫之樂事(회도리지방원서천륜지락사) 복숭아꽃과 오얏꽃이 핀 향기로운 동산에 모여 천륜(天倫)의 즐거운 일을 펴니,

群季俊秀皆爲惠連(군계준수개위혜연) 여러 아우들은 뛰어나 모두 사혜련(謝惠連 : 南朝宋 문학가)이지만

吾人詠歌獨慚康樂(오인영가독참강락) 내가 읊고 노래하는 것만이 홀로 사령운(謝靈運 : 南朝宋시대 名詩人)에게 부끄럽구나

幽賞未已高談轉淸(유상미이고담전청) 그윽한 감상이 아직 끝나지 않으니 고상한 담론은 갈수록 맑아진다

開瓊筵以坐花飛羽觴而醉月(개경연이좌화비익상이취월) 아름다운 자리를 벌려 꽃밭에 앉고, 술잔을 주고받으며 달 아래에서 취하니

不有佳咏何伸雅懷(불유가영하신아회) 아름다운 글을 짓지 않는다면 어떻게 고상한 회포를 펴겠는가

如詩不成罰依金谷酒數(여시불성벌의금곡주수) 만일 시(詩)를 짓지 못한다면 벌은 금곡원(金谷園)의 벌주 수(罰酒三斗 : 세말의 벌주)에 따르리라.

 

도원풍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