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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차한잔의 여유

이백 산중여유인대작(李白 山中與幽人對酌)

어제는 제법 쌀쌀하고 이르지만 텃밭에 감자도 심고, 대파 모종도 옮겨 심었다. 약 100여 평 되는 밭에 퇴비를 뿌리고 삽과 곡괭이로 뒤집어 이랑, 고랑을 만든 후 검정 비닐 멀칭을 씌워 대파 모종 2판, 씨 감자 약 4Kg을 30평 남짓 공간에 심었다. 작년 대파 모종 한판이 8천 원이었는데 만원으로 올랐다. 대파는 누구나 좋아하는 대표적인 작물로 농민 입장에선 모종 값이 꽤 많이 올라 부담스럽게 느껴질 것이다. 하루 종일 힘든 일로 몸은 녹초가 되었지만 주변에 간간히 풍겨오는 매화향기와 막걸리 한잔이 피곤함을 달래 주었다. 이즈음 이백의 시 산중대작(山中對酌)이 생각난다. 유인(幽人)이 속세에서 찾아온 사람과 술잔을 나누며 술에 취한 후 찾아온 사람에게 말하는 형식으로 ‘一杯一杯復一杯’는 지금까지도 술자리에서 자주 인용되는 유명한 구절이다. 성당(盛唐)의 시선(詩仙) 이백(李白)의 시를 읊조리며 행서로 자서해 보았다.
 
산중여유인대작(山中與幽人對酌 : 산속에서 유인과 함께 술을 마시다)

 兩人對酌山花開(양인대작산화개) 둘이 마주 앉아 술 마시니 산에는 꽃피고

一杯一杯復一杯(일배일배부일배) 한 잔 한 잔에 거듭되는 또 한 잔이라
我醉欲眠君且去(아취욕면군차거) 나는 취해 졸리니 그대는 먼저 가게나
明朝有意抱琴來(명조유의포금래) 내일 아침 생각나거든 거문고 안고 오시게나

 

(텃밭에 핀 매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