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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차한잔의 여유

이규보 소정희작(李奎報 炤井戱作)

이규보(李奎報 1168~1241) 고려시대의 문신·문인으로 본관은 황려(黃驪:驪興). 자는 춘경(春卿). 호는 백운거사(白雲居士)·지헌(止軒)·삼혹호선생(三酷好先生)이며, 시호는 문순(文順)이다.

1189년(명종 19) 사마시(司馬試), 이듬해 문과에 급제, 1199년(신종 2) 전주사록(全州司錄)이 되고 1202년(신종 5) 병마녹사 겸 수제(兵馬錄事兼修製)가 되었다.

1237년(고종 24) 문하시랑평장사(門下侍郞平章事)·감수국사(監修國事)·태자대보(太子大保)로 벼슬에서 물러났다. 

호탕 활달한 시풍(詩風)은 당대를 풍미했으며, 특히 벼슬에 임명될 때마다 그 감상을 읊은 즉흥시는 유명하다. 

몽골군의 침입과 관련한  *진정표(陳情表)지은 명문장가였다. 시·술·거문고를 즐겨 삼혹호선생(三酷好先生)이라 자칭했으며, 만년에 불교에 귀의했다. 

저서로는 동국이상국집(東國李相國集) 백운소설(白雲小說) 국선생전(麴先生傳) 등이 있으며, 작품으로 시(詩)에 천마산시(天摩山詩) 모중서회(慕中書懷) 고시십팔운(古詩十八韻) 초입한림시(初入翰林詩) 공작(孔雀) 입옥당시(再入玉堂詩) 배정언시(初拜正言詩) 동명왕편(東明王篇)이 있으며, 문(文)장으로 모정기(茅亭記) 대장경각판군신기고문(大藏經刻板君臣祈告文) 등이 있다.

여기 소개하고자 시는 우물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며 즉흥적이면 서도 해학적으로 표현하여 사믓 웃음을 자아내기에 행서체로 자서해 보았다.

 

소정희작(炤井戱作 : 우물에 비친 모습 보며 장난삼아 지어봄) 

 

 不對靑銅久(부대청동구) 오래도록 거울을 안 보았더니

吾顔莫記誰(오안막기수) 내 얼굴도 이젠 알 수가 없네.

偶來方炤井(우래방소정) 우연히 우물에 비친 모습을 보니

似昔稍相知(사석초상지) 전에 어디선가 본 듯한 녀석일세.

 

*진정표(陣情表) : 이규보(李奎報)가 지은 표(表). 작자의 문집 동국이상국집 제28권에 수록되어 전한다. 표는 제왕(帝王)에게 소회(所懷)를 적어올리는 글로, 이 글은 몽고왕에게 고려에 대한 몽고의 여러가지 무리한 요구와 억압에 대하여 이쪽의 정상(情狀)이 참혹함을 들어 너그러운 조처를 간구하는 내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