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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차한잔의 여유

율곡 이이 산중사영(栗谷 李珥 山中四詠)

율곡선생전서1권(栗谷先生全書卷之一)에 실려있는 시(詩) 산중사영(山中四詠)을 행서체로 자서해 보았다. 율곡선생에 대하여는 앞서 여러 번 소개하였기에 생략하겠다.

 

산중사영(山中四詠 : 산중에서 네 수를 읊다)

 

風(풍)

樹影初濃夏日遲(수영초농하일지) 나무 그늘이 처음 짙어지고 여름 해는 더디기만 한데

晚風生自拂雲枝(만풍생자불운지) 구름을 찌르는듯한 나뭇가지에선 늦바람이 이네

幽人睡罷披襟起(유인수파피금기) 은자가 잠이 깨어 옷을 걸치고 일어나니

徹骨淸涼只自知(철골청량지자지) 뼛속 깊이 스며드는 청량함을 혼자서만 안다네.

 

월(月)

萬里無雲一碧天(만리무운일벽천) 만리에 구름 한 점 없는 푸른 하늘

廣寒宮出翠微巓(광한궁출취미전) 어스름한 산 마루에 달이 솟아나네.

世人只見盈還缺(세인지견영환결) 세상 사람들은 달이 차고 이지러지는 모습만 볼뿐

不識氷輪夜夜圓(불식빙륜야야원) 달무리가 밤마다 둥근 줄은 알지 못하네

 

水(수)

晝夜穿雲不暫休(주야천운부잠휴) 밤낮으로 구름을 뚫어 잠시도 쉬지 않으니

始知源派兩悠悠(시지원파량유유) 근원과 갈래가 함께 끝없음을 비로소 알겠노라.

試看河海千層浪(시간하해천층랑) 강과 바다의 천겹의 물결을 보게나

出自幽泉一帶流(출자유천일대류) 모두가 그윽이 숨어 있는 옹달샘 한 줄기로부터 흐른다네

 

雲(운)

飛入靑山幾許深(비입청산기허심) 얼마나 깊은 청산에 날아드는지

洞中猿鶴是知音(동중원학시지음) 골짜기 속의 원숭이와 학들이 바로 절친한 벗들이라네

何如得逐神龍去(하여득축신룡거) 어떻게 하면 신룡이 가는 데를 따라가서

慰却蒼生望雨心(위각창생망우심) 백성들이 비를 바라는 마음을 위로해 줄 수 있으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