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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차한잔의 여유

왕안석 정림소거(王安石 定林所居)

왕안석(王安石. 1021~1086)은 북송(北宋)의 정치가이자 사상가인 동시에 당송팔대가(唐宋八大家) 중 한 사람으로 중국을 대표하는 문학가로,  자는 개보(介甫), 호는 반산(半山)이다.  그의 생애는 앞서 자세하게 소개한 바 있어 생략토록 하겠다.

정림소거(定林所居)는 그가 경관이 뛰어난 정림사(定林寺 : 남경(南京) 방산(方山)에 있는 1,500년의 고찰)에 머물며 지은 시로 자연과 혼연일체(渾然一體)가 되고자 했던 요소들이 깊이 새겨져 있다.

 

꽃피는 춘삼월을 목전에 두고 있지만 영하 10도를 밑도는 추위에도 매화와 복수초는 봄의 전령사(傳令使) 답게 꽃망울을 터트리고 있다. 진달래, 개나리 만개할 그 날을 기다리며 왕안석의 시 한 수를 행서체로 자서해 보았다.

 

정림소거(定林所居 : 정림사에 머물며)

屋繞灣溪竹繞山(옥요만계죽요산) 집은 대숲 시내와 산을 두르고 있고

溪山各在白雲間(계산각재백운간) 시내와 산 각 각 구름 속에 있는데

臨溪放艇依山坐(임계방정의산좌) 물가에 배를 띄우고 산에 기대 앉으니

溪鳥山花共我閑(계조산화공아한) 시내와 새, 산과 꽃이 나와 함께 한가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