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여류시인 조 씨에 대한 행적은 기록된 바 없다. 그녀의 시 야행은 여인의 밤 나들이 풍경을 그려낸 작품으로 마치 진한 먹빛으로 그려낸 가을밤 산촌 모습의 畵題로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풍부한 감성이 담겨 있다. 당시 여인으로 야행이 쉽지 않은 시대임에도 마치 나그네가 하룻밤 쉬어 갈 곳을 찾아가는 모습을 능숙하게 그려낸 그녀의 대담함과 호방함이 나타나 있다. 그 시대의 정경을 멋스럽게 표현한 시를 지금에 살펴보아도 고향의 향수를 불러 일으키기에 손색이 없다.
야행(夜行 : 밤 나들이) - 여류시인 조씨(曹氏)
幽澗冷冷月未生(유간냉냉월미생) 냇가 물은 차고 달도 뜨지 않았는데
暗藤垂地少人行(암등수지소인행) 등 넝쿨 드리워진 오솔길엔 인적도 드물고
村家知在山回處(촌가지재산회처) 산 모퉁이 돌아가면 시골집 있음을 알겠는데
淡霧疎星一杵聲(담무소성일저성) 뿌연 안개 듬성한 별빛 아래 다듬이 소리 들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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