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향각 원씨(繡香閣 元氏). 조선시대 여류시인으로 생몰연대 기록은 없다. 옥산(玉山)이라는 아호를 가진 님을 보내며, 맑은 가을의 연못 누대에 홀로 뜬 달과 물에 가득 핀 연꽃 삼백 송이를 자신에 비유하며 읊었던 시 한 수와 따스한 봄날에 읊은 시를 행서체로 자서해 보았다.
기옥산(寄玉山 : 옥산에게 부치는 이 마음) - 수향각 원씨(繡香閣 元氏)
秋淸池閣意徘徊(추청지각의배회) 맑은 가을의 연못 누대에는 마음만 배회하고
向夜憑欄月獨來(향야빙난월독래) 밤에 난간에 기대어 보니 달이 홀로 떠오르네
滿水芙蓉三百本(만수부용삼백본) 물에 가득한 연꽃이 모두 삼백 그루인데
送君從此爲誰開(송군종차위수개) 임을 보낸 이곳에서 누구를 위해서 피어났나
春日(춘일)
田疇生潤水增波(전주생윤수증파) 밭이랑 물에 젖어 잔물결 출렁대고
農務應從夜雨多(농무응종야우다) 농사철 접어 들제 밤비도 많이 내리노라
庭草漸長花落盡(정초점장화락진) 뜰 앞의 풀은 점점 자라고 꽃은 이미 져버리니
一年春色夢中過(일년춘색몽중과) 일 년의 봄 경치가 꿈속에 지나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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