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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차한잔의 여유

송한필 우음(宋翰弼 偶吟)

송한필(宋翰弼.  ?~?) : 조선 중기의 학자이며 문장가. 본관은 여산(礪山). 자는 계응(季鷹), 호는 운곡(雲谷)이다. 소개하고자 하는 송한필의 우음은 지금의 정취와 어울리는 시로서 작야우(昨夜雨)라는 제목으로도 알려져 있다. 간밤에 내린 비에 꽃이 활짝 피었는가 싶더니 아침에 부는 바람에 모두 떨어져 버리고 말았다. 동서고금에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이지만, 이를 시로 표현한 2구절은 덧없는 인생을 비유한 명구로 꼽힌다. 절정인 듯 활짝 피었다가는 하루아침의 바람에 지고 마는 짧은 봄날의 일처럼 인생살이도 그러하며, 작자인 송한필의 삶을 대변해 주는 슬픔이 내포된 시이다. 송한필은 당대의 문장가로 명성을 누렸으나 동서분쟁의 소용돌이 속에 가족들은 모두 노비가 되었고 송한필 행적 또한 전해지지 않는다. 어제부로 여의도 벚꽃축제가 막을 내렸다. 사무실이 여의도다 보니 축제 기간 중윤중로 거리는 상춘객들로 붐볐지만 오늘 아침 출근길에 솔솔 부는 바람결에 벚꽃이 화우가 되어 떨어지는 모습을 보니 화무십일홍과 같이 무상함을 잠시 느껴보면서 초서체로 자서해 보았다.

 

우음(偶吟 : 우연히 읊다)                           

花開作夜雨(화개작야우) 어젯밤 비에 꽃이 피더니

花落今朝風(화락금조풍) 오늘 아침 바람에 그 꽃이 지는구나

可憐一春事(가련일춘사) 가련하도다, 한철 봄이

往來風雨中(왕래풍우중) 비바람 속에 왔다 가누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