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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차한잔의 여유

성재 최충 계이자시(惺齋 崔沖 戒二子詩)

한 때 가훈(家訓) 보급운동이 전개된 적이 있었는데 성씨별로 종훈(宗訓)이 있듯이 회사에는 사훈(社訓)이 있다. 가정으로부터 나라에 이르기까지 자손 대대로 지키고 실천해야 할 규범을 정하게 되는데 우리나라의 대표적 가훈으로 널리 알려진 해주최씨(海州崔氏)의 계이자시(戒二子詩)를 소개하고자 한다.

해주최씨 시조(始祖)는 목민관(牧民官)을 지낸 최온(崔溫)으로 아들인 해동공자(海東孔子) 성재 최충(惺齋 崔沖, 984 ~ 1068)은 자녀교육을 위한 계이자시(戒二子詩)를 지어 벼슬길에 오른 유선(惟善), 유길(惟吉) 두 아들에게 당부하기를 선비가 권세로 출세하면 유종의 미를 거두는 일이 드물고 문덕(文德)으로 영달(榮達)해야 경사(慶事)가 될 것이다. (士以勢力進 鮮克有終 以文行達 乃爾有慶)라고 훈계하고 이를 실천하도록 당부했다. 이 시(詩)는 후손은 물론 후학들에게도 정신적 규범이 되어 1000년이 지난 오늘날까지 전해오고 있어 이를 행서체로 자서해 보았다.

대유학자 최충에 대하여는 앞서 최충의 잡시(雜詩) 만정월색(滿庭月色)에서 소개하였에 생략토록 하겠다.

 

계이자시(戒二子詩 : 두 아들을 위한 훈계의 시)

吾今戒二子(오금계이자) 내가 두 아들에게 훈계하노니

付與吾家珍(부여오가진) 우리 집안의 보배로 삼아라

淸儉銘諸己(청검명제기) 청렴하고 검소함을 각자 몸에 새기고

文章繡一身(문장수일신) 문장으로 몸을 장식하여라

傳家爲國寶(전가위국보) 집안에 전하여 나라에 보배가 되고

繼世作王臣(계세작왕신) 대를 이어 어진 신하가 되어라

莫學粉華子(막학분화자) 사치와 허영을 배우지 마라

花開一餉春(화개일향춘) 꽃은 봄철 한때 피느니라

 

家世無長物(가세무장물) 집안에 전하는 귀한 물건은 없으나

唯傳至寶藏(유전지보장) 오직 지극한 보배로 간직하여 전하라

文章爲錦繡(문장위금수) 문장으로 부귀(錦繡)를 누리고

德行是珪璋(덕행시규장) 덕행으로 공명(珪璋)을 이루어라

今日相分付(금일상분부) 오늘 너희들에게 분부하노니

他年莫敢忘(타년막감망) 두고두고 감히 잊지 말도록 하라

好支廊廟用(호지랑묘용) 나라에 좋은 동량으로 쓰여 공헌하면

世世益興昌(세세익흥창) 대대로 더욱 흥하고 창성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