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심(初心)으로 돌아가자 라는 말은 현시점에서 뜻을 세운 당초 각오(覺悟)를 되세겨보자는 의미이다. 초심(初心)의 어원은 한국 불가에서 사미승(沙彌僧)이 되기 전 행자(行者) 시절에 반드시 배워야 하는 초발심자경문(初發心自警文)에서 시작되었다. 초발심(初發心)은 처음 불교를 수행하고자 마음을 내었을 때, 자경문(自警文)은 스스로 경책 하는 글이라는 뜻으로, 합쳐서 초발심자경문(初發心自警文)인 것이다.
초발심자경문은 세 명의 고승이 집필한 것을 후대에 행자 교육용으로 합본(合本)하였다. 맨 처음 계초심학인문(誡初心學人文)은 고려시대 보조국사(普照國師)가 목우자(牧牛子)라는 필명으로 글을 썼고, 둘째 번에는 신라의 고승 원효대사(元曉大師)가 쓴 초발심수행장(初發心修行章)이 있다. 세 번째는 야운비구(野雲比丘)라는 고승이 쓴 자경문(自警文)이 있다. 행자교육 때, 가장 필요 적절한 글이기에 합쳐서 불가에 전해오는 것이다. 야운비구 선사에 대한 자세한 기록은 없으나 고려말 나옹선사(懶翁禪師)의 제자로 법명은 각우(覺牛), 호는 몽암노인(夢巖老人), 속명(俗名)은 우(玗)이다.
탄허(呑虛) 스님께서 역(譯)한 초발심자경문을 읽다가 맘에 와 닫는 게송(偈頌) 2수를 자서해 보았다.
其一.
菜根木果慰飢腸(채근목과위기장) 풀뿌리와 나무 열매로 주린 배 달래고
松落草衣遮色身(송락초의차색신) 솔잎과 풀 옷으로 몸을 가린다.
野鶴靑雲爲伴侶(야학청운위반려) 들의 학과 푸른 구름을 벗으로 삼아
高岑幽谷度殘年(고잠유곡도잔년) 높은 산 깊은 골짜기에서 남은 생을 보내노라
其二.
睡蛇雲籠心月暗(수사운롱심월암) 수마의 구름 끼어 마음 달 흐려지고
行人到此盡迷程(행인도차진미정) 길 가는 이 여기 와서 헤매다 보냈네
箇中拈起吹毛利(개중념기취모리) 이 속에서 날카로운 *취모검을 빼 든다면
雲自無形月自明(운자무형월자명) 구름 자취 저절로 사라지고 달 스스로 밝으리
*취모검(吹毛劒)이란 칼날 위에 솜털을 올려놓고 입으로 불면 끊어지는 예리하고 날카로운 칼로 고대의 명검(名劍)이다. 선어록(禪語錄)에는 금강보검(金剛寶劍)이라 하여 반야지혜(般若智慧)의 영묘(靈妙)한 작용을 비유한 것이다.
유마경(維摩經)에 지혜의 검으로 번뇌(煩惱)의 적(敵)을 타파한다고 하는 것처럼, 일체의 사량분별(思量分別)을 끊어버리고 곧바로 여래의 경지를 체득하는 것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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