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명 조식(南冥 曺植. 1501 ~ 1572) 조선 중기 남명학파를 창시한 대유학자이며, 본관은 창녕(昌寧), 자는 건중(楗仲), 호는 남명(南冥), 방장노자(方丈老子), 방장산인(方丈山人), 산해선생(山海先生)이고 시호는 문정(文貞)이다. 자세한 행장은 앞서 남명 조식 시 몇 수에서 소개하였기에 생략토록 하겠다.
남명선생은 사림(士林)의 계보와 붕당을 설명할 때 북인의 시조 중 한 사람으로 빠지지 않고 거론되는 조선 성리학의 거두로, 당시로서는 특이하게도 철저히 의(義)를 중시하고 현실 정치를 강하게 비판하여 파장을 일으켰다. 권력자들을 배출하여 후대까지 학파를 보존한 퇴계 이황과 율곡 이이에 비해 인지도가 낮지만 당대에는 그들에 비견되는 명성을 떨쳤으며, 지금도 진주를 중심으로 한 서부 경상남도 권역에서는 이황에게 밀리지 않는 위상을 가지고 있다.
소개하고자 하는 시 제문견사송정은 2수가 전해지고 있다. 문견사(聞見寺?)의 현재위치는 알 수 없으나 30세 이후 산청 덕천서원(德川書院)에서 평생을 보냈는데 문견사는 지리산 주변에 있었던 사찰이었을 것이다. 퇴계와 다른 삶을 살았던 대학자이며 실천적 학문으로 퇴계를 넘어서는 위대한 스승이신 조남명 선생께서 남긴 시 한수를 행서체로 자서해 보았다.
題聞見寺松亭(제문견사송정 : 견문사 소나무 정자에서 제하다). - 其一
袖裏行裝書一卷(수리행장서일권) 소매 속 행장은 오직 책 한 권
靑鞋竹杖上方西(청혜죽장상방서) 삼 짚신 싣고 대 지팡이로 절간 서쪽에 오른다.
遊人未釋無名恨(유인미석무명한) 유람인은 이름 없는 한을 풀지 못하는데
盡日山禽盡意啼(진일산금진의제) 종일토록 산새는 뜻을 다하여 운다.
題聞見寺松亭. - 其二
雲袖霞冠尊兩老(운수하관존양로) 구름 소매 노을 갓의 두 늙은이
常瞻長日數竿西(상담장일수간서) 긴 해 서쪽으로 몇 발이나 남았는지 늘 바라본다
石壇風露少塵事(석단풍로소진사) 돌 제단 바람 이슬에 티끌 세상의 일 적어
松老巖邊鳥不啼(송노암변조불제) 노송 바위 가에는 새도 울지 않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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