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겨울은 유난히 눈이 많이 내린다.
함박눈이 내리면 풍년이 온다는 속담처럼 쌓인 눈은 보리가 얼지 않도록 덮어주는 이불역할을 하며 녹으면서 땅속으로 스며드는 수분은 봄바람과 함께 움 추렸던 식물을 소생시키는데 활력소가 될 것이다.
도연명(陶淵明)의 사시(四時) 첫 구절 춘수만사택(春水滿四澤 : 봄물은 사방 연못에 가득 차고)처럼 겨우내 쌓인 눈은 서서히 녹아 춥고 매 말랐던 대지를 촉촉이 적시고 남은 물이 사방 연못에 가득 차 농민을 즐겁게 할 것이다.
입춘이 지났으니 봄바람 불어 곧 우수, 경칩으로 이어져 꽃피는 봄을 맞이하게 될 때 백거이(白居易)의 춘풍(春風) 시를 함께 살펴보고자 한다.
소개하고자 하는 시는 나이 60세에 낙양(洛陽)에서 하남윤(河南尹 : 하남 지방의 책임 관리)으로 있으면서 지은 시로 만년작(晩年作) 답게 꽃이 만발한 봄을 맞이하여 친근(親近)한 언어로 봄의 세계를 읊어 누구나 쉽게 읽고 해석이 되는 평범하면서도 삶의 달관자(達觀者)로 경지에 도달한 느낌으로 와 닫는다.
여러 번 소개한 바 있는 백거이(白居易, 772년 ~ 846년)는 당나라의 시인으로 자(字)는 낙천(樂天)이고, 호는 취음선생(醉吟先生), 향산거사(香山居士) 등으로 불리며 총 3,800여 수를 남겨 현재까지 명시로 전해진다. 다가오는 꽃피는 봄을 맞이하고픈 마음에서 지난해 찍은 봄 꽃 사진과 함께 올려보았다.
춘풍(春風 : 봄바람)
春風先發苑中梅(춘풍선발원중매) 봄바람 불어 궁원에 매화 먼저 피고
櫻杏桃梨次第開(앵행도리차제개) 앵두 살구 복사 배꽃 차례로 피네.
薺花榆莢深村裏(제화유협심촌리) 깊은 산골 냉이 꽃 느릅나무 열매도
亦道春風爲我來(역도춘풍위아래) 모두 다 봄바람이 날 위해 왔다고 하네.
(지난 해 핀 봄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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