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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차한잔의 여유

당 시인 이상은 화하취(唐 詩人 李商隱 花下醉)

주말농장 텃밭 중앙에 매화나무 한 그루가 있는데 수령도 제법 되어 매년 4월 초순이 되면 만개한 매화나무 아래서 막걸리 한잔 하는 호사를 누리곤 한다. 다가올 그때가 되면 생각나는 시가 당(唐) 시인 이상은(李商隱)의 하화취(花下醉)이다.

이 시는 꽃에 대한 매혹적인 매혹적인 요소를 담아낸 명시로 모든 내용이 꽃을 중심으로 펼쳐져 있다. 꽃에 대한 시인의 강한 사랑을 듬뿍 담아낸 시로 화창한 봄날 신선이 마신다는 유하주(流霞酒)를 마시며 꽃을 찾아 다니다 스스로 술에 취해 꽃나무에 기대어 잠이 들었다가 석양이 지고 밤이 되어 깨어보니 홍촉을 밝혀 다시 남은 꽃을 감상한다는 내용으로 춘경화(春景畵)의 화재(畵材)로도 손색이 없는 시를 작년에 촬영한 사진과 함께 행서체로 자서해 보았다.

 

화하취(花下醉 : 꽃나무 아래서 취하다)

尋芳不覺醉流霞(심방불각취류하) 꽃을 찾아 나섰다가 자신도 모르게 유하주(流霞酒)에 취하여

倚樹沈眠日已斜(의수침면일이사) 나무에 기대어 잠 깊게 드니 해는 이미 저물었네

客散酒醒深夜後(객산주성심야후) 객은 가고 밤이 깊어  술이 깨어

更持紅燭賞殘花(갱지홍촉상잔화) 붉은 촛불 다시 밝혀 남은 꽃 감상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