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온종일 비가 내렸다. 해갈에는 다소 미흡하지만 긴 가뭄에 목말라하던 밭작물들에게는 구세주나 다름없다. 雨後라서 그런지 小滿을 하루 앞둔 날이지만 제법 서늘한 감마저 드는 날씨이다. 이제 곧 장미의 계절 6월이 시작되면 기나긴 여름으로 접어든다. 이때를 연상하며 명나라 시인 고병(高棅)이 지은 산정하일(山亭夏日)의 한시를 행서체로 자서해 보았다.
고병(高棅 1350 ~ 1413) 중국 명나라 초기의 시인으로 자(字)는 언회(彦恢),호(號)는 만사(漫士)이다. 푸젠성[福建省] 창러[長樂] 출신. 벼슬은 한림원(翰林院) 대조(待詔)·전적(典籍)을 지냈다. 시(詩)는 물론 서화(書畵)에도 능하여 삼절(三絶)이라 일컬어졌고, *민중십재자(閩中十才子 : 福建省의 十才士)의 한 사람이다.
당시(唐詩)를 초(初)·성(盛)·중(中)·만(晩)의 4기로 분류한 것으로 유명하며, 저서로 《소대집(嘯臺集)》(20권), 《수천청기집(水天淸氣集)》(14권)이 전하고, 《당시품휘(唐詩品彙)》 《당시 정성(唐詩正聲)》을 편찬하였다.
산정하일(山亭夏日 : 여름 산속 정자에서) -고병(高棅)
綠樹濃陰夏日長(녹수농음하일장) 푸른 나무 짙은 그늘 여름날은 길기만 하고
樓臺倒影入池塘(누대도영입지당) 누각의 그림자 연못에 거꾸로 비치네
水晶簾動微風起(수정렴동미풍기) 수정 주렴은 미풍에도 흔들리고
滿架薔薇一院香(만가장미일원향) 시렁 위에에 장미꽃 향기 온 집안에 가득하네
* 민중십재자(閩中十才子)는 : 林鴻、鄭定、王褒、唐泰、高棅、王恭、陳亮、王偁、周玄、黃玄 등 중국 복건성 출신 10인으로 후인들의 시발전에 큰 영향을 끼친 문재(文才)들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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