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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차한잔의 여유

익재 이제현 시 마하연(益齋 李齊賢 詩 摩訶衍)

이제현(李齊賢. 1287~1367)은 고려 후기의 고려사회를 대표하는 정치가이며, 시인, 문신, 성리학자, 화가이다. 초명은 지공(之公), 자는 중사(仲思), 호는 익재(益齋), 역옹(櫟翁), 실재(實齋)이고, 시호는 문충(文忠)이며, 본관은 경주(慶州)이다.

 

익재선생께서 늦은 여름 한낮에 금강산 마하연을 오르는데 한 낮인데도 이슬이 남아 짚신을 적실 정도로 서늘함이 감도는 깊은 산속에 위치하고 있다. 도착해보니 오래된 절은 스님도 살지 않고 경내에는 흰구름만 가득 차 있는 정경을 정갈하면서도 지혜롭게 표현한 멋진 시를 자서해 보았다.

 

마하연(摩訶衍 : 金剛山 마하연에서)   - 이제현(李齊賢)

山中日亭午(산중일정오) 산중에 해는 정오인데

草露濕芒屦(초로습망구) 풀 이슬은 짚신을 적시네

古寺無居僧(고사무거승) 옛 절에는 스님도 살지 않는데

白雲滿庭戶(백운만정호) 흰 구름만 마당을 가득 채우는구나.

 

금강산 마하연(金剛山 摩訶衍)

마하연은 대승(大乘)이라는 뜻이다. 지금은 가볼 수 없는 금강산 만폭동 계곡 가장 높은 곳에 있는 암자로 유점사의 말사였다. 661년(신라 문무왕 17년) 의상국사가 창건한 고찰로, 한때 53칸의 방을 가진 큰 절이었으나 지금은 터만 남아 있다. 촛대봉 동남쪽 바위 언덕에 자리한 이 절터는 해발 846m 되는 높은 곳에 자리 잡고 있어 내금강 오지 교통의 요지이기도 하였다. 마하연터에서 조금 더 올라가면 마하연의 부속건물이었던 칠성각이 옛 모습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고 한다.

마하연 묘길상 마애불은 강원도 금강군 내금강리에 있다. 내금강 만폭동의 높이 40m 미륵대절벽에 새긴 이 부처상은 앉은 높이 15m, 너비 9.4m로 우리나라 마애불 가운데서 가장 크고 빼어난 작품 중의 하나다. 고려 중기 이전의 조각으로 추정되며, 18세기 말에 인근에 있던 묘길상암자 이름을 새긴 다음부터 묘길상이라 불린다. 묘길상은 문수보살이란 뜻이지만, 실제에 있어서 이 상은 아미타불이다. 북한 국보유적 제102호로 지정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