貞齋(정재) 박의중(1337~1403)은 고려말, 조선초의 명신이다. 특히 성리학의 대가로 그가 지은 문장들은 우아하면서도 기품이 넘쳐난다. 그의 대표적인 시 한수를 적어봤다.
幽居卽事(유거즉사: 한가로이 살아감) - 朴宜中(박의중)
幽居卽事少人知(유거즉사소인지) 한가롭게 살아가니 아는 이 적고
獨愛吾廬護弊籬(독애오려호폐리) 홀로 울타리 두른 오두막을 사랑한다네
朝望海雲開戶早(조망해운개호조) 아침에는 바다 구름 이는 모습 보려 일찍 문 열고
夜憐山月下簾遲(야연산월하렴지) 저녁에는 산에 뜬 달 보려 발을 늦게 내린다오
興來邀客嘗新釀(흥내요객상신양) 흥겨우면 친구 불러 새로 빚은 술 마신다
吟就呼兒政舊詩(음취호아정구시) 시 읊을 땐 아이 불러 지은 시를 고쳐 쓰게 하네
因病抱關身己老(인병포관신기노) 실없는 벼슬살이에 몸은 병들고 이미 늙어
愧無功業補淸時(괴무공업보청시) 한 일 없이 보낸 허송세월 부끄럽기 그지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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