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하다 죽어라”로 유명한 혜암(慧菴. 1920~ 2001) 스님 은 혜암은 법호(法號)이고 법명은 성관(性觀)이다.
혜암(慧菴) 종정(宗正)스님은 1946년 가야산 해인사(伽倻山 海印寺)에 출가한 날로부터 평생토록 눕지 않고 정진하는 장좌불와(長坐不臥)와 하루에 한 끼만 먹는 일일일식(一日一食)을 하며 오로지 위법망구(爲法亡軀)의 두타 고행정진(頭陀 苦行精進)으로 참선수행(參禪修行)에만 몰두해온 본분종사(本分宗師)이며 한국불교의 대표적인 선승(禪僧)이다.
일생을 청정(淸淨)한 수행자로 올 곧게 살아온 스님은 성철 방장(性徹 方丈)의 뒤를 이어 해인총림(海印叢林)의 방장(方丈)을 역임하였으며, 1994년 4월 조계종 원로회의 의장(元老會議 議長), 1999년 4월 조계종 종정(宗正)으로 추대(推戴)되었다.
평소,“가야산 대쪽”이라 불릴 정도로 원칙과 소신이 뚜렷하여 당시 원로회의 의장으로서 1994년 조계종 개혁불사(改革佛事)와 1998년 조계종 종단사태(宗團事態)를 해결하는 데에 있어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던 한국 불교계 최고의 정신적 지도자이다.
철저한 수행과 용맹정진으로 깊고도 험한 수행자의 길을 걸어가셨던 스님의 법문으로 알려진 게송은 불교를 잘 모르는 나 에게도 무언가 잔잔하게 다가오는 심오함이 내재되어 있어 잠 못 드는 깊은 밤 조용히 앉아 뇌 아려 보기도 한다. 게송 3수를 살펴보면…
三世古今誰是親(삼세고금수시친) 삼세 고금에 어떤 것이 참 나인가,
湛然一物本來眞(담연일물본래진) 번뇌 망상 없는 청정한 한 물건이 본래 나인데
開花落葉根唯一(개화낙엽근유일) 꽃피고 잎은 지지만 그 뿌리는 하나요,
日月去來絶往還(일월거래절왕환) 해와 달이 뜨고 져도 가고 옴이 없도다.
拘束元來非我意(구속원래비아의) 구속됨이 원래 나의 뜻이 아니기에
隨緣處處是吾家(수연처처시오가) 인연 따라 곳곳이 나의 집이었네
世事己送浮雲外(세상기송부운외) 세상사를 벌써 뜬 구름 밖에 보냈지만
難避事情正若何(난피사정정약하) 피하기 어려운 사정에는 어쩔 수 없네
天下萬物無非彿(천하만물무비불) 삼라만상이 부처 아님이 없고
世上萬事無非道(세상만사무비도) 모든 일이 도(道) 아님이 없어라
深谷流水誦藏經(심곡유수송장경) 깊은 산골짜기 흐르는 물은 법을 설하고
山上石彿微微笑(산상석불미미소) 산봉우리 석불은 빙긋이 미소 지으며 웃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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