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도전(鄭道傳, 1342~1398)고려 말기와 조선 초기의 문신(文臣), 무신(武臣) 및 유학자(儒學者) 겸 시인(詩人)이며, 외교관(外交官), 정치가(政治家), 유교사상가(儒敎思想家), 유학 교육자(儒學敎育者)이다. 조선의 초기 성리학자의 한사람이며, 자는 종지(宗之). 호는 삼봉(三峯), 시호는 문헌(文憲), 본관은 봉화(奉化)이며, 별칭은 해동장량(海東張良)이다.
조선 건국의 일등 공신이자 최고 권력자였던 그는 조선의 이념적 바탕을 마련하고 모든 체제를 정비하여 조선왕조 500년의 기틀을 다져놓았으며, 한양 시내의 전각과 거리의 이름을 직접 지었다고 한다.
여기 소개하고자 하는 방김거사야거(訪金居士野居) 시는 당시(唐詩)를 뛰어넘는 출중한 격조가 넘치는 수작으로 평가받고 있어 만산홍엽(滿山紅葉)으로 물든 지금의 정취와 어울리는 분위기라 자서(自書)해 보았다.
방김거사야거(訪金居士野居 : 김거사의 별장을 찾아가다) - 정도전(鄭道傳)
秋雲漠漠四山空(추운막막사산공) 가을 구름 짙게 끼어 온 산들은 적막하고
落葉無聲滿地紅(낙엽무성만지홍) 낙엽은 소리없이 땅 위를 붉게 물들였네
立馬溪橋問歸路(입마계교문귀로) 시냇가 다리에 말 멈추고 돌아가는 길 묻다 보니
不知身在畫圖中(부지신재화도중) 내 자신이 그림 속에 있음을 알지 못하네
그는 어려서부터 배우기를 좋아하여 정몽주, 이숭인(李崇仁) 등과 함께 이색(李穡)의 문하에서 공부하였다. 공민왕(恭愍王) 11년에 진사(進士)에 급제하여 성균관 사예(司藝 : 조선시대 성균관(成均館)의 정사품(正四品) 관직으로 정원은 2원이다. 유생들에게 음악(音樂) 지도를 맡은 벼슬로 처음에 악정(樂正)이라고 하였다.), 예문관 응교(應敎 : 조선시대 홍문관(弘文館)·예문관(藝文館)에 두었던 정사품(正四品) 관직으로 정원은 1원이다.)에 임명되었다. 폐왕 우(禑) 초기에 사건에 연루되어 유배되었지만 다시 기용되어 성균관 대사성(大司成)을 역임하고 밀직부사(密直副使)가 되었다. 이성계와 함께 공양왕을 옹위하는 데 공을 세웠다. 이때 시중 정몽주 등은 이성계의 위세와 명망이 나날이 왕성해지는 것을 꺼려하여, 먼저 그를 보좌하는 정도전 등을 제거한 다음, 이성계를 도모하려고 하였다. 이로 인해 정몽주의 일당에 의해 탁핵되어 먼 곳으로 유배되었다.
그 후 얼마 안 되어 정몽주가 살해되자, 그는 남은, 조준 등과 함께 이성계를 추대하여 즉위시켰다. 태조는 정도전의 공을 평가하여 봉화백(奉化伯)에 봉하고, 이어서 발탁하여 정승을 삼았다. 3년에 명을 받고 한양을 살펴보고 새로운 도읍을 정하였다. 조선 건국의 설계자로 궁전의 여러 문(門)들과 시가지의 거리 이름은 모두 그가 명명한 것이라고 한다. 무릇 이씨 개국의 규모 있는 시설들은 대체로 그의 손에서 나왔다.
태조는 어느 날 밤 여러 신하들을 불러 주연을 성대히 베풀었는데, 술이 얼큰하게 취하여 정도전을 바라보면서 말하기를, “과인(寡人)이 여기에 이를 수 있었던 것은 경(卿)이 힘을 썼기 때문이오.”라고 하였다. 그가 얼마나 태조에게 신임을 얻었는지를 알 수 있다.
태조는 여덟 명의 아들이 있었다. 계비(繼妃) 신덕왕후(神德王后) 강씨(康氏)가 낳은 막내아들 방석(芳碩)이 세자에 옹립되자, 정도전은 후에 혼란이 일어날 것을 염려하여, 남은(南誾) 등과 모의하여, 태조가 병이 났다는 핑계를 대고 여러 왕자들을 불러 모아, 일거에 그들을 제거하려고 하였지만, 계략이 탄로나 오히려 방원(芳遠)에게 살해되었다.
저서로는 삼봉집(三峯集), 조선경국전(朝鮮徑國典), 심기리편(心氣理篇), 감사요약(監司要約), 경제문감(經濟文鑑), 경제의론(經濟議論), 심문천답(心問天答), 팔진삼십육변도보(八陣三十六變圖譜), 오행진출기도(五行陣出寄圖), 강무도(講武圖), 진법(陣法), 진맥도결(診脈圖訣), 금남잡영(錦南雜詠), 금남잡제(錦南雜題), 학자지남도(學者指南圖) 등이 있다.
특히 불씨잡변(佛氏雜辨)은 조선시대 배불숭유의 이론적 토대를 구축한 저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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