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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차한잔의 여유

왕유 구월구일억산동형제(王維 九月九日憶山東兄弟)

왕유(王維 699? ~ 759) 중국 당(唐)의 시인이자 화가로서 자연을 소재로 한 서정시에 뛰어나 ‘시불(詩佛)’이라고 불리며, 수묵(水墨) 산수화에도 뛰어나 남종문인화의 창시자로 평가를 받은 왕유에 대하여는 앞서 소개하였기에 생략토록 하겠다.

왕유가 소년시절 지은 시 구월구일억산동형제(九月九日憶山東兄弟 : 중양절 고향(山東)의 형제를 그리며)는 현재 중국인들의 애송시로 널리 알려져 있다. 음력 9월 9일은 중양절(重陽節)로 남자들은 높은데 올라 시를 짓고 각 가정에서 국화전을 만들어 먹고 놀았던 민속 세시 명절이다. 약관의 나이로 중양절을 맞이하여 타향에서 고향에 있는 부모와 형제를 그리워하는 심정을 잘 표현하였기에 현재까지도 사랑을 받고 있는 시를 행서체로 자서해 보았다.

 

구월구일억산동형제(九月九日憶山東兄弟 : 중양절 고향의 형제를 그리며)

獨在異鄕爲異客(독재이향이위객) 홀로 타향에 외로운 나그네 되어

每逢佳節倍思親(매봉가절배사친) 매번 명절이 돌아오니 부모 생각 더욱 간절하다

遙知兄弟登高處(요지형제등고처) 멀리 고향의 형제들 지금쯤 높은 곳에 올라

遍揷茱萸少一人(편삽수유소일인) 모두 *수유를 꽂고서야 한 사람 적어진 것을 알 것이다

 

* 수유(茱萸) : 쉬나무의 열매. 자주색으로 기름을 짜서 머릿기름으로 사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