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오르는 영종도 백운산은 연초록 산색이 조금씩 짙어지며 하루가 다르게 푸른 숲으로 변모해 가고 있다.
고라니가 뛰는 모습을 보는 것은 흔한 일상이 되었고 나뭇가지에 잠든 새는 내 발자국 소리에 놀라 푸드덕 날아간다. 하산 길에는 작은 새들이 분주히 날아다니며 새소리로 온 산을 가득 채우고 있다.
이른 새벽 고요한 산을 찾았다가 요란한 새소리에 쫓겨나는 신세가 되었다.
새를 자세히 관찰해 보면 공룡의 모습과 흡사하기에 새의 조상은 공룡기원설이 사실로 판명 되고 있다.
크기가 작은 공룡은 살아남기 위해 나무 위로 올라갔으며 거기에는 날 곤충 등 먹이가 풍부했기에 멀리 있는 곤충까지 쉽게 잡을 수 있도록 앞발은 날개로 진화되었다고 한다.
약 1억 5천만년 전 존재한 시조(始祖)새 화석의 발견으로 파충류와 조류, 또는 공룡과 새의 연결 고리를 풀게 되었으며 이들은 새 이면서 공룡의 특징도 많이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수년 전 주말농장 근처에 보기 드문 새를 보았는데 나중에 확인해 보니 청딱따구리였다. 점점 사라져 가는 새를 보는 것은 길조(吉鳥)를 만난 것처럼 나를 기쁘게 한다.
이어서 함께 살펴볼 한시(漢詩)는 매월당(梅月堂) 선생의 야조(野鳥)로 풍진 세상을 등지고 전원생활을 염원하는 뜻이 담겨있기에 이를 행서체로 자서(自書) 해 보았다.
야조(野鳥 : 산 새)
綿蠻枝上鳥(면만지상조) 나무 가지 위의 새 지저귀는 소리
隨意便能鳴(수의편능명) 제 뜻대로 거침없이 울어댄다.
適志從吾好(적지종오호) 뜻이 맞으면 내 기분대로 따르고
安心只欲平(안심지욕평) 마음의 안정은 단지 평온을 원함이라.
驕榮爭似隱(교영쟁사은) 교만과 영화로움은 어찌 은거함과 다투랴
苦學不如耕(고학불여경) 고생스레 배움이 어찌 농사만 하리.
詩酒消閑日(시주소한일) 시와 술로 한가한 날 보내며
陶然送平生(도연송평생) 기분 좋게 한평생 보내고 싶을 뿐.
(주변에서 만난 산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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