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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차한잔의 여유

고용후 기국(高用厚 棋局)

고용후(高用厚, 1577 ~ ?) 조선 중기의 문신이며, 본관은 장흥(長興). 자는 선행(善行), 호는 청사(晴沙). 형조좌랑 고운(高雲)의 증손으로, 할아버지는 참의 고맹영(高孟英)이고, 아버지는 임진외란때 금산에서 외군과 전투를 벌이다 작은아들 고인후(高因厚)와 함께 장열히 전사한 의병장 고경명(高敬命)이며, 어머니는 김백균(金百鈞)의 딸이다.

그는 1605년 진사시에 합격하였고, 1606년 증광문과에 을과로 급제하여, 이듬해 예조좌이 되었다. 그뒤 병조좌랑, 병조정랑을 거쳐 1616년 남원부사가 되었으며, 1624년 고성군수를 역임하였다.

1631년 동지사로 명나라에 다녀왔으며, 판결사(判決事)를 마지막으로 관직에서 은퇴하였다. 저서로는 청사집(晴沙集) 정기록(正氣錄) 등이 있다.

바둑은 예로부터 바둑 두는 것을 구경하던 나무꾼이 도낏자루 썩는 줄도 모를 정도로 세월이 지나 있었다는 이야기에서 귤중지락(橘中之樂), 한자로는 '棋(기)' 또는 '碁(기), 수담(手談 : 바둑을 두면 마음이 통한다는 뜻)으로도 불리우리도 하고 우리나라는 바둑이라고 부른다.

바둑의 유래는 고대 중국의 요(堯)·순(舜) 임금이 어리석은 아들 단주(丹朱)와 상균(商均)을 깨우치기 위해 만들었다는 설이 가장 유력하다. 그러나 우리나라에 유래되었는지는 자세한 기록이 없다. 특히 삼국시대에 들어 바둑을 즐긴 기록이 많다.

또한 바둑은 인생과 비견되기도 하며, 바둑을 두는 분이라면 기본적으로 준수해야 할 10가지 요결(要訣)을 명언으로 삼는다. 이는 8세기 중엽 당나라 현종(玄宗) 때 바둑의 명수 왕적신(王積薪)이 펴낸 위기십결(圍棋十訣)이다.  그 내용은 ....

 

1. 부득탐승(不得貪勝 : 승리를 탐하면 이길 수 없다)

2. 입계의완(入界宜緩 : 상대의 세력권에 깊이 들어가지 말라)

3. 공피고아(攻彼顧我 : 상대를 공격하기 전에 먼저 나를 돌아보라)

4. 기자쟁선(棄子爭先 : 돌을 희생하더라도 선수를 잡아라)

5. 사소취대(捨小取大 : 작은 것을 버리고 큰 것을 취하라)

6. 봉위수기(逢危須棄 : 위기에 봉착하면 불필요한 것은 버려라)

7. 신물경속(愼勿輕速 : 서두르지 말고 신중하라))

8. 동수상응(動須相應 : 행마를 할 때는 서로 연관되고 호응 되게 하라)

9. 피강자보(彼强自保 : 상대가 강한 곳에서는 우선 안전을 도모하라)

10. 세고취화(勢孤取和 : 고립되었을 때는 화평을 취하라)

 

소개하고자 하는 내용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혈토지국((血吐之局 : 피를 쏟고 죽을 각오로 바둑에 임함)에 몰두하는 모습을 잘 표현한 고용후의 시 기국으로  바둑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한 번쯤 새겨보아야 할 내용이라 행서체로 자서 해 보았다.

 

기국(棋局 : 바둑을 두며)            - 고용후(高用厚)

兩人分黑白(양인분흑백)  두 사람이 흑과 백을 나누어 들고

一着判存亡(일착판존망)  한 수에 승패가 판가름 나네

不覺松陰轉(불각송음전)  소나무 그늘이 자리 바뀐 줄 모르고

山窓已夕陽(산창이석양)  산집 창가엔 이미 석양이 비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