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전국적으로 맨발걷기가 대 유행이다.
매일 오르는 새벽 등산길에도 맨발로 산을 오르는 몇 분이 있다. 점심시간이면 일터와 가까운 등산로 주변에 250m의 맨발산책로가 조성되어 있어 점심시간을 이용해 매일 2~3회 왕복하며 맨발걷기를 하고 있는데 처음에는 걷기 불편할 정도의 발바닥에 아픔이 전해왔지만 1달이 지나면서 흙이나 마사토에서 전해지는 감촉과 자극이 시원하게 느껴진다.
서울로 가는 주말에도 양재천 일대에 맨발걷기 전용 길이 조성되어 걷기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특히 강남의 대모산은 맨발걷기의 성지로 주말이면 많은 동호회원이 맨발 걷기 행사에 참여하고 있다.
체험자들이 말하는 맨발걷기를 효과로는 관절염, 불면증, 우울증, 두통, 고혈압, 당뇨병 등 생활에 불편을 초래하는 질환부터 말기 암, 뇌졸중, 뇌종양 등 중증질환까지 극복했다는 후기들이 줄줄이 뒤따른다. 대부분의 의사들은 효과에 대하여 다소 부정적 견해를 가지고 있지만 공통으로 인정하는 건강효과는 혈액순환 촉진, 심리적 안정, 균형감각 유지, 발 근육 강화, 접지효과 등을 들 수 있다.
접지효과(Earthing)는 인체의 활성산소가 염증, 암 등을 유발하는 각종 질환의 원흉인데, 양전하를 띠는 활성산소를 음전하가 풍부한 지표면에 직접 맞닿게 맨발로 걸으면 중화돼 활성산소가 줄어든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의학계는 과학적 근거가 검증되지 않아 효과에 대한 반박과 비판의 시각을 가지고 있다.
효과를 체험했다 하더라도 겨울철이나 날카로운 돌이 많은 곳 등 발에 상처를 줄 수 있는 위험한 곳 등은 피해야 하며 효과 맹신으로 무리하기보다는 자신의 체력에 맞도록 조금씩 거리를 늘려 가는 것이 현명한 선택일 것이다.
함께 살펴볼 한시는 봉록 김이곤(鳳麓 金履坤)의 야망(夜望)으로 시가(詩歌)에 능한 면모를 느껴 볼 수 있기에 이를 행서체로 자서해 보았다.
야망(夜望 : 밤에 바라보며)
滚滚滄江水(곤곤창강수) 세차게 굽이치는 푸른 강물은
雲濤百里開(운도백리개) 구름 물결같이 백리에 펼쳤네.
深涵山翠靜(심함산취정) 푸른 산은 고요 속에 깊이 잠기고
平泛月輪來(평범월륜래) 수평선에는 둥근달 떠 오르네.
孤颿寧愁濶(고범영수활) 외로운 배 넓은 바다로 달려가고
輕鷗不見廻(경구불견회) 가볍게 나는 갈매기는 돌아보지 않네.
風烟迷極目(풍연미극목) 바람과 안개가 눈앞에 짙게 어린데
橫笛坐高臺(횡적좌고대) 피리 하나 들고서 높은 누대에 앉았네.
봉록 김이곤(鳳麓 金履坤 1712 ~ 1774)은 조선후기 학자로 동궁시직(東宮侍直), 신계현령(新溪縣令) 등을 역임한 문신이다. 본관은 안동(安東). 자는 후재(厚哉), 호는 봉록(鳳麓). 아버지는 김순행(金純行)이며, 족부(族父) 김명행(金明行)에게 입양되었다.
1752년에 동궁시직(東宮侍直)이 되었으며, 1762년 사도세자(思悼世子)가 화를 당하자 궐내로 달려가 땅을 치며 통곡하고 사직하였다. 그 뒤 북악산 청풍계(靑風溪)에 살면서 시가와 독서로 소일하다가 말년인 1774년에 김이곤이 신계현령(新溪縣令)에 제수되었다.
경사(經史)와 음악에 조예가 깊었으며, 특히 시가(詩歌)에서는 그의 독특한 체를 이룩하였는데, 그것을 봉록체(鳳麓體)라고 하였다. 저서로는 『봉록집(鳳麓集)』이 있다.
(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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