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했던 4월의 배꽃 향연이 끝나고 배꽃 진 자리에 잎에 가린 푸른 배가 자라는 시기다.
배나무는 충분한 햇빛과 수정(受精), 물 빠짐이 좋은 사질양토(沙質壤土)에서 잘 자라는 나무다.
우리나라 일본에서 생산되는 배는 주로 야생 돌배나무에서 개량된 종으로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배는 맛과 향, 당도면에서 월등하기에 안정적 판로만 확보된다면 경제적 작물로 성장할 것이다. 알려진 효능은 혈액을 중화시켜 주며 당분, 칼륨, 비타민 C, 섬유소, 지방 등이 풍부해 피로해소와 피부미용, 체내 나트륨 배출에도 도움이 된다고 한다.
하얗게 핀 배꽃은 예로부터 시의 소제로 널리 사랑받아 왔기에 서파 유희(西坡 柳僖) 선생이 강가에 핀 배꽃을 바라보며 어머니에 대한 사무친 그리움을 담아낸 시 한 수와 함께 소식(蘇軾)과 백거이(白居易)가 읊은 한시 2수를 살펴보고자 하며 영종도에 핀 배꽃풍경을 실어보았다.
고규원(古閨怨 : 사무친 그리움) -유희(柳僖)

相思定不斷人腸(상사정부단인장) 임이 그리워도 창자 끊어질 일은 없겠지만
苟斷儂無一寸長(구단농무일촌장) 그랬다면 제 창자는 한치도 남지 않았겠지요.
每歲梨花江上宅(매세이화강상택) 올해도 어김없이 강가에 배꽃이 피어
獨憑虛牖眄斜陽(독빙허유면사양) 빈 창에 기대어 홀로 석양 빛을 하염없이 바라보네.
서파 유희(西坡 柳僖, 1773-1837)는 조선 후기 다산 정약용(1762 ~ 1836)과 동시대를 살다 간 실학자로 본관은 진주(晉州). 초명은 경(儆), 자는 계중(戒中), 호는 서파(西坡)·방편자(方便子)·남악(南嶽). 영의정 유순정(柳順汀)의 11세손이며, 아버지는 목천현감(木川縣監) 유한규(柳漢奎), 어머니는 『태교신기(胎敎新記 : 조선 정조 24년, 1800년에 사주당 이씨(師朱堂 李氏)가 저술하고, 다음해인 1801년 아들인 유희(柳僖)가 한글로 음을 달아 놓은 최초의 임산부 태교법 교습서)』를 쓴 사주당(師朱堂) 이씨이다.
벼슬길에 나가지 않고 학문에 몰두하여 훈민정음을 자모로 해설한 언문지(諺文志)를 비롯한 중요 업적을 남겼다.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모현읍 매산리에서 출생하여 일찍이 음운학자인 정동유(鄭東愈)에게서 배웠으며, 어려서부터 총명하여 시문을 짓고, 구장산법(九章算法)에 통했다. 사마시(司馬試)에 급제하고 또 감제(柑製)에 직부회시(直赴會試 : 정규 과거 이외에 시행하는 과시(課試)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었을 때, 초시를 거치지 않고 회시에 나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하였으나 벼슬길에 나가지는 않았다. 천문·지리·의약·농정·충어·종수·조류·풍수 등 자연과학 분야까지 정통하였다.
저서로 문통(文通)이 있었으나 전하지 않으며 그중에서 언문지(諺文志), 시물명고(詩物名考), 물명유고(物名類考) 등이 전한다. 물명유고는 당시 국어 어휘 7,000여 물명을 수집 주석한 책으로 주석에 쓰인 국어 어휘는 1,600개가 넘어 그 해박한 지식의 결과물로 높이 평가되고 있다.
어릴 적 아버지를 여의고 어머니로부터 다양하게 학문을 익힌다. 그 어머니가 바로 '태교신기(胎敎新記)'를 저술했다. 그는 어머니의 가르침을 따라 평생 벼슬에 나아가지 않고 오로지 학문에 전념한다.
그는 사랑하는 어머니를 사무치게 그리워하는 마음을 위와 같이 칠언절구(七言絶句)로 남겼다.
동란이화(東欄梨花 : 동쪽 난간에 핀 배꽃) -소식(蘇軾)
화공밀주오절 동란이화(和孔密州五絕 東欄梨花 : 후임 공종한(孔宗翰) 밀주지사(密州知州)의 시
오언절구에 답하다.)

梨花淡白柳深靑(이화담백류심청) 배꽃은 맑고 희며 버들은 짙푸르고
柳絮飛時花滿城(류서비시화만성) 버들개지 날릴 때면 배꽃은 성에 만발하네.
惆悵東欄一株雪(추창동란일주설) 슬프구나 동쪽 난간 한 그루의 흰 배꽃
人生看得幾淸明(인생간득기청명) 내 인생에 맑고 밝은 저 꽃을 몇 번이나 볼 것인가?
강안이화(江岸梨花 : 강 언덕에 핀 배꽃) -백거이(白居易)

梨花有意綠和葉(이화유의녹화섭) 하얀 배꽃과 푸른 잎이 그리움을 불러와
一樹江頭惱殺君(일수강두뇌살군) 강 언저리 배나무 한 그루 그대를 괴롭히네.
最似孀閨少年婦(최사상규소년부) 한 그루 매화 규방의 청상과부를 꼭 빼어 닮았으니
白粧素袖碧紗裙(백장소수벽사군) 꽃과 잎은 소박한 화장 흰 저고리에 푸른 치마라.
(영종도 배꽃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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