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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차한잔의 여유

남원 광한루(南原 廣寒樓)

남원 광한루(南原 廣寒樓)는 조선전기에 중건된 정인지(鄭麟趾, 1396 ~ 1478) 관련 전북 남원시 천거동 75번지에 소재한 누정(樓亭). 누각(樓閣)으로 1963년 보물로 지정되어 있으며, 광한루원(廣寒樓苑)은 천체 우주를 상징하여 조성한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전통누원(傳統樓苑)이다.

광한루는 정면 5, 측면 4칸의 팔작(八作)지붕 건물이다. 본래 이 건물은 조선 초기의 재상이었던 황희(黃喜)가 남원에 유배되었을 때 누각을 짓고 광통루(廣通樓)라 하였고 1434년에 중건되었는데, 이후 세종 26(1444)에 하동 부원군(河東 府院君) 정인지(鄭麟趾)가 이를 광한청허부(廣寒淸虛府)라 칭하면서 광한루라 부르게 되었다. 그러나 이때의 건물은 정유재란(丁酉再亂) 때 불타 버렸고, 현재의 건물은 1638(인조 16)에 재건된 것이며, 장의국(張義國)이 누각 앞에 연못을 파고 오작교(烏鵲橋)를 가설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으며, 춘향과 이몽룡도 바로 이곳에서 처음 만나 사랑을 맺게 된 장소이기도 하다.

 

우리나라 4대 누각은 평양 부벽루(平壤 浮碧樓), 밀양 영남루(密陽 嶺南樓), 진주 촉석루(晋州 矗石樓), 남원 광한루(南原 廣寒樓)로 알려져 있다.

겨울이 오기 전에 호남을 대표하는 호남 제일의 누각으로 남원의 자랑이자 전통누원의 상징이기도 한 광한루를 찾아 옛 선비들이 즐겨 찾아 남긴 시를 현판으로 남겼기에 그 당시의 정취와 감회를 느끼기에 부족함이 없다. 다시 한가함이 찾아오면 호젓하고 여유롭게 거닐면서 아름다운 누원(樓苑)의 모습을 세세히 살펴보리라. 누각에 걸려있는 100여 편의 시구 중 몇 수를 자서(自書)와 함께 주변 풍경을 사진으로 담아보았다.

 

(남원 광한루)

완월정(玩月亭)
영주각(瀛州閣)
방장정(方丈亭)

공원(公園)은 국가나 지방 공공 단체가 공중의 보건ㆍ휴양ㆍ놀이 따위를 위하여 마련한 정원, 유원지, 동산 등의 사회 시설을 말하는데 누각이 있는 공원을 누원(樓苑) 이라 한다. 원은 한자로 원(園)자와 원(苑)를 쓰는데 구분을 하자면,

 - 園() : 주로 나라의 동산이나 개인 소유의 정원을 의미하며, 자연과 인공이 조화된 공간에 주로 사용.

 - 苑() : 나라의 동산 중에서도 새와 짐승을 놓아기르는 곳 또는 국왕이 사냥이나 군사훈련을 하던 넓은 정원을 가리키며 일반인의 출입이 제한된 공간적 의미가 강하며 창덕궁 후원(昌德宮 後苑) 또는 비원(祕苑)이 해당된다.

연지(蓮池)에서 노니는 원앙과 잉어
광한루 현판은 본래 남원부사를 지낸 신감(申鑑)의 조카인 신익성(申翊聖)이 쓴 글씨이다. 신익성(申翊聖, 1588 ~ 1644)은 조선 중기 문신으로 본관은 평산(平山)이며 자는 군석(君奭), 호는 낙전당(樂全堂)·동회거사(東淮居士), 아버지는 영의정을 지낸 신흠( 申欽)이다.
호남제일루는 조선 후기 남원부사(지방 행정관) 이상억(李象億)은 1855년(철종 6년) 남원 광한루 누각을 대대적으로 보수하고 ‘호남제일루’라는 편액을 쓰고 새로 걸었다.
계관의 편액은 동학농민전쟁 때 없어진 것을 1930년대 광한루를 대대적으로 보수할 때(신미년 무더운 여름날) 남원유지 강대형이 다시 써 건 것이다.(桂觀 辛未 孟夏 姜大炯)
계관(桂觀)의 계수나무 계(桂)자는 달나라를 상징하는 계수나무를 의미하며 볼 관(觀)자는 달나라 궁전에서 바라보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계관은 옥황상제가 살았다는 달나라를 뜻하는 월궁(月宮)과 같은 의미이다. 아마도 글쓴이는 광한루에 앉아 연지(蓮池)에 비친 달나라의 계수나무를 바라보는 심정으로 썼을 것이다.
빼곡히 걸려있는 편액이 약 100개에 이른다. 내용은 누원에 대한 감회를 읊은 시, 광한루기, 중수기 등이다.

 

광한루(廣寒樓)

方丈高亭過幾秋(방장고정과기추) 방장산(지리산)의 높은 이 정자는 몇 해의 가을을 지냈던고

僊人下降此瀛洲(선인하강차영주) 신선이 이 영주(瀛洲 : 三神仙이 사는 곳)에 내려왔네.

廣寒樓上詩千首(광한루상시천수) 광한루에는 천수나 되는 시 걸려있고

烏鵲橋邊月一頭(오작교변월일두) 오작교에는 둥근달이 떠있네.

美酒慰君千種恨(미주위군천종한) 아름다운 술로 그대의 천만가지 한을 위로하고

風爲我萬端愁(청풍위아만단수) 맑은 바람은 나의 모든 근심을 잊게 하네.

春娘貞節猶今在(춘랑정절유금재) 춘향 낭자의 정절은 지금까지 남아있는데

芳草萋萋水自流(방초처처수자류) 꽃다운 풀만 무성하고 물은 스스로 흐르네

  - 龍隱 金東烈 乙亥 菊秋(용은 김동렬 을해 국추 : 을해년 가을 용은 김동렬)

월랑과 본루 사이에 ‘廣寒樓(광한루)’ 현판은 중국 서법 가로 알려진 항내등(項乃登)의 글씨이다. 현판에 '癸酉孟冬中國 項乃登(계유 맹동 중국 항내등)'이라고 쓰여 있어 광한루 보수가 끝난 이듬해인 1933년에 현판한 것으로 항내등의 글씨를 현판하게 된 내용은 전해오지 않는다.
오작교(烏鵲橋)는 광한루원(廣寒樓苑)의 부속 돌다리이다. 광한루 앞 연못은 장방형 구조로 1:2 비율로 이루어져 있고, 이 연못 위에 놓여있는 다리가 오작교다. 1963년, 1990년 광한루원 확장 시 두 차례에 걸쳐 남쪽으로 다리를 연장하여 현재 오작교의 길이는 58m 정도이다.
오작교(烏鵲橋)와 연지(蓮池)
남원을 거쳐갔던 부사(府使), 관찰사(觀察使), 어사(御史) 등의 사적비(事績碑)와 선정비(善政碑) 들이다.

 

남원예촌(南原禮村)

부용정(芙蓉亭)

 

(광한루 중앙 현판 2수, 송강 정철 1수)

 

등광한루감선조유허(登廣寒樓感先祖遺墟 : 광한루에 올라 선조의 유허지에 감격하며)

觀光勝地說南州(관광승지설남주) 관광 명승지는 남녘 고을을 말하더니

十二朱欄天際浮(심이주란천제부) 열두 칸 아름다운 난간이 하늘에 닿았네.

蓬島烟沈黃鳥囀(봉도연침황조전) 연기가 자욱한 봉래섬에는 꾀꼬리가 울고

鵲橋水滿鯉魚遊(작교수만리어유) 물이 가득한 오작교에는 잉어 떼가 노니네.

銀河萬里乘槎夜(은하만리승차야) 목선 타고 머나먼 은하만리를 건너는 밤

方丈一邊明月秋(방장일변명월추) 방장산 한 모퉁이에는 가을 달이 밝았네.

先祖遺墟何處是(선조유허하처시) 선조께서 남긴 옛터는 어디에 있는가?

市人指点廣寒樓(시인지점광한루) 저잣거리 사람들이 손가락으로 광한루를 가리키네.

  - 石溪 黃義成稿(석계 황의성고 : 석계 황의성이 짓다.)

 

차판상운(次板上韻  : 판상 운에 차운하다)

風流勝地又名樓(풍류승지우명루) 풍류가 넘치는 이곳에 이름난 누각이 있어서

遠客晩登歎白頭(원객만등환백두) 멀리서 온 객이 만년에 오르고 보니 백발이 한스럽네.

春早無花香不動(춘조무화향부동) 이른 봄 미쳐 꽃이 피지 않아 향기가 없고

古城殘草更增愁(고성잔초갱증수) 옛 성터에 쇠잔한 풀만이 더욱 수심에 젖게 하네.

  - 甲戌中春 學圃 朴相駿(갑술 중춘 학포 박상준)

 

星河夜冷廣寒樓(성하야냉광한루) 은하수 찬란하고 밤 기운 차가운 광한루에

烏鵲橋橫近斗牛(오작교횡근두우) 오작교 가로놓여 북두성 견우성이 가깝구나.

天上人間分物色(천상인간분물색) 하늘나라와 인간 세상은 풍경이 다르니

桂宮留得月千秋(계궁류득월천추) 계수나무 궁궐엔 달이 천 년을 비춘다네.

  - 白江 李敬輿(백강 이경여. 1585 ~ 1657)

 

恢拓銀河弄月明(회척은하농월명) 은하를 더 넓혀 밝은 달을 희롱하고

栽培孤竹挹淸風(재배고죽읍청풍) 대나무 가꾸어 맑은 바람 끌어오네.

一年南國旬宣化(일년남국순선화) 일 년 동안 남녘에 두루 덕화(德化)를 펴니

只在淸風明月中(지재청풍명월중) 다만 맑은 바람과 밝은 달 속에서 노닐었네.

  - 松江 鄭澈(송강 정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