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우리 삶의 터전인 지구가 치유 불가능한 중병을 앓고 있다. 그 병원(病源)은 인간이다.
지구의 역사를 살펴보면 한 때 지구를 점령하고 번성했던 최고의 포식자는 반드시 멸종했다.
다음차례는 인류다.
대기(大氣) 중 농도가 0.04%를 차지하는 이산화탄소는 산업혁명 이전보다 2배가 높아진 수치이다. 작은 수치지만 지구 온난화의 주범이자 인류멸종을 재촉하는 원인이다.
저명한 환경관련 학자는 앞으로 인류는 약 75년 후 멸종할 수 있다는 경고를 한다. 해수의 평균온도가 0.5도 상승하면 어종의 90%이상 바뀐다고 한다. 동해바다는 작년 대비 해수온도가 2도가 높아졌다.
2021년 8월 발표된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6차 보고서에 따르면 지구 평균 온도가 1.5도 상승하면 폭염 발생 빈도 8.6배, 가뭄 발생 빈도 2.4배, 강수량 1.5배, 태풍강도 10% 증가한다.
또 해양에서는 해수 온도 0.26~0.77m 상승과 산호초 70~90%가 위험해지고, 생태계에서는 곤충 6%, 식물 6%, 척추동물 4%의 서식지 절반 이상이 상실될 것으로 예측됐다.
빙하기가 끝나고 나서 지구 평균 기온이 3도 오르기까지 1만년 걸렸는데 화석 연료 사용과 온실가스 배출로 인해 지난 200년 만에 지구 평균 기온이 3도 상승했다.
현재와 같은 추세로 지구 평균온도가 약 4도 상승하면 인류는 살아남지 못할 것이다.
인류의 멸종의 출발점이 이미 농경생활에서 시작되었다.
산과 들을 개간하며 다양한 식물자원을 제거하며 오로지 식량 확보를 위한 한 종류의 식물만 심는다는 것은 지구환경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자 환경파괴의 시작이며 인류가 멸종으로 가는 첫 단추인 샘이며, 두 번째가 산업혁명을 거치며 지하자원 난개발과 과도한 화석원료 사용으로 인한 이산화탄소의 발생이 급속한 지구온난화를 촉진하는 계기가 되었다.
인류멸종으로 치닫는 브레이크 없는 폭주열차 속도를 조금이나마 줄일 수 있는 케나프라는 식물이 있어 함께 살펴보고자 한다.
세계 3대 섬유작물인 케나프(kenaf)는 양마(洋麻) 또는 양삼으로 불리며 쌍떡잎식물 아욱목 아욱과의 한해살이풀로 아프리카와 인도가 원산지이다.
세계적으로 주목 받고 있는 식물로 성장속도가 빠르고 식물 중 이산화탄소 흡수량이 가장 많을 뿐만 아니라 플라스틱을 대체할 식물이며, 각종 산업에서 철(鐵) 외에 모든 소재로 다양하게 이용되는 신이 내린 식물이다.
최근 한국 원자력 발전 산하 기관에서 품질개발을 하여 필요에 따른 품종으로 케나프 씨앗을 생산하기까지 이르러 우리나라 기후에 적합하게 개량되어 향후 대량 재배에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유럽, 일본 등 환경 선진국에서 친환경 소재로 개발 및 상용화 진행 중에 있으며, 다양한 약품이나 차로도 개발 중이다.
케나프 전체의 30% 비중의 외피(外皮)는 질긴 고강도 섬유 특성 보유 하여 친환경 벽지, 건축용 보드 , 바이오 플라스틱, 자동차 프레임, 기능성 의류, 바이오 에탄올 및 가구로 사용 가능하며, 40%를 차지하는 내피(內皮)는 부드러운 섬유 특성을 가지고 있으며 흡수력이 뛰어나 기름흡착제, 숯, 사료, 식물재배용 배지 및 가축 깔개 등으로 사용하며, 30%를 차지하는 잎은 우유 보다 4배나 높은 칼슘, 단백질, 비타민 및 이온 등 다량의 항산화 물질을 함유하고 있어 사료나 기능성 식품 및 화장품 소재 등으로 개발이 가능하다.
케나프는 땅, 공기, 물, 사람을 모두 살리는 유엔이 지정한 공기정화식물이며, 이산화 탄소 분해능력이 여타 식물보다 5~10배 높을 뿐 아니라 미세먼지 발생을 억제시키는 능력을 가지고 있는 가장 친환경 식물이다.
내가 가꾸는 주말농장 주변 공원에 마침 케나프가 식재되어 있어 인류미래의 작은 희망을 바라보는 느낌으로 세심히 살펴보았다. 어쩌면 인류를 구할 소중한 식물자원이 될 수 있기에 우리나라 토양에 적합하도록 지속적인 종자개량과 함께 보급, 확산에 지대한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케나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