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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추억속으로

도토리묵 만들기

새벽마다 오르는 동내 뒷산에 참나무, 상수리나무에서 떨어진 도토리를 10여 일 모아보니 량이 제법 많아 직접 도토리묵을 만들어 보기로 했다. 부모님께 얻은 정보와 믹서기 등을 활용한 현대적 방법을 적용하여 좀 더 쉬운 방법으로 도토리묵을 만들어 보기로 했다.

올해는 도토리 풍년이다. 십년넘게 다닌 길이지만 차도와 가까워서인지 다람쥐는 보이지 않아 별도로 숲 속에 들어가지 않고 길가에 떨어진 도토리만 주웠다. 도토리, 밤은 다람쥐의 겨울 식량이라 숲 속까지 들어가 줍는 행위는 다람쥐 입장에서 보면 약탈행위(?)라고 비난받아 마땅하겠지만 길가에서 주은 도토리라 미안함이 덜하다. 다람쥐들아 올해는 도토리 풍년이니 조금은 나에게 양보해라~ 

 

도토리묵 만드는 순서

① 도토리를 일주일 정도 햇볕에 건조시킨다.

② 말린 도토리를 손망치를 이용해 껍질을 버껴낸다.(알을 감싼 얇은 껍질도 잘 버껴진다)

③ 탈피한 도토리를 물에 담가 떫은 성분을 우려낸다. (2일 정도)

   - 짙은 밤색 물을 수차례 우려내면 맑은 밤색 물이 나온다.

④ 우려낸 도토리를 방안 간 또는 믹서기를 이용해 분말로 만든다.

⑤ 분말을 천주머니에 넣은 다음 큰 대야에 물을 담아 빨래하듯이 주물러 녹말을 우려낸다.

   - 대야 2~3개에 같은 방법으로 우려낸 다음 천주머니에 남은 가루는 버린다.

⑥ 하루 지난 대야에 윗물을 따르면 바닥에 하얗게 쌓인 녹말 앙금을 확인할 수 있다.

   - ③번 항목이 생략된 경우에는 이때  몇 차례 물을 부어 떫은 성분을 우려낸다.

⑦ 우려낸 도토리 녹말을 이용하여 직접 묵을 만들 수도 있고, 건조해 가루로 만들면

   장기 보관이 가능하고 필요할 때마다 도토리묵을 만들 수 있다.

⑧ 묵 만들기는 도토리 녹말 1컵에 5~6컵을 물을 부어 옅은 불에 한쪽 방향으로 서서히 저어 주면 된다. 이때 들기름이나 참기름 1숟가락과 소량의 소금을 넣고 10여분 저어주면 기포가 올라오고 어느 정도 걸쭉해지면 묵이 완성된다. 완성된 묵을 유리용기에 담아 식히면 끝~~

 

건조 중인 도토리... 2되 정도

 

탈피한 도토리.. 힘들고 시간이 걸리는 작업이다.

 

2일 정도 우려낸 도토리.. 처음에는 짙은 밤색에서 우려낼수록 옅어지고 떫은 맛이 없어진다.

 

우려낸 도토리를 믹서기를 활용 하거나 방앗간에서 빻거나 가루로 만든다.

 

믹서기로 갈아 만든 도토리 가루

 

도토리 가루를 천주머니에 넣고 빨래하듯이 녹말가루를 우려낸다.

 

2~3개 대야에 같은 방법으로 우려낸다.

 

우려낸 도토리 가루 찌꺼기는 버리거나 화단에 뿌린다.

 

예상외로 많은 양을 우려냈다.. 우려낼수록 색깔은 진하고 녹말량이 적다.

 

 

하루가 지나 녹말가루(앙금)가 가라앉은 모습

이때 녹말가루(앙금) 1컵에 물 5~6컵을 부어 묵을 쑤면 된다

 

녹말가루를 건조작업(1~2일 건조하면 수분이 증발하고 굳어진다)

 

녹말가루 완성.. 장기 보관이 가능하며 필요할 때마다 가루 1컵에 물 5~6컵을 넣고 끓이면 맛있는 도토리묵을 만들 수 있다.

 

직접 도토리묵을 만드는 과정을 경험해 보았는데 잔손이 많이 가고 힘들며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 2되 정도 도토리에서 약 1Kg의 순수 도토리 녹말가루가 만들어졌다. 가게에서 파는 도토리 녹말가루가 왜 고가인지 충분히 이해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