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향기/求古深論

제갈량 출사표(諸葛亮 出師表)

청 무 성 2017. 1. 9. 11:42

제갈량의 출사표는 문장이 유창하고 뜻이 간절하여 역대 고전산문 가운데 명문장으로 꼽는다. 제갈량(諸葛亮. 181~234)은 동한(東漢) 말 낭야군(琅邪郡) 양도현(陽都縣) 출신으로 촉(蜀)의 승상(丞相)을 지냈다. 자는 공명(孔明)이고 시호는 충무(忠武)이다. 일찍이 형주(荊州)의 융중(隆中)에서 난리를 피해 있을 때 ‘와룡(臥龍)’이라는 칭호를 얻었다.

유비(劉備)를 도와 삼국(三國) 정립(鼎立)을 이루었고, 유비가 죽자 후주(後主) 유선(劉禪)을 보좌하면서 여러 차례 위(魏)를 공격하였다. 위장(魏將) 사마의(司馬懿)와 대치하다가 오장원(五丈原)의 군중(軍中)에서 병사(病死)하였다.

출사표(出師表)는 제갈량이 군대를 이끌고 출전하기 앞서 황제 유선에게 바친 글을 말한다. 제갈량이 촉한(蜀漢) 건흥(建興) 5년(227년)에 위(魏)를 정벌하려고 출병하면서 후주(後主) 유선(劉禪 : 劉備의 아들)에게 올린 글이다.

이 글은 삼국지(三國志). 촉지(蜀志 ). 제갈량전(諸葛亮傳)에 보이는데, 편명(編名)이 없던 것을 소통(蕭統)이 문선(文選)을 편찬하면서 붙인 것이다.

출사표(出師表)는 원래 전후 양편(前後 兩編)이 있는데 일반적으로는  전출사표(前出師表)를 가리킨다. 출사표는 삼국지의 大尾를 장식하는 상황으로 이미 國運은 기울어 대세를 뒤집을 수 없음을 알고 앞서 떠난 君主 劉備를 받들고 그와의 義理와 君臣間의 情을 명분으로 마지막 전쟁을 치르기 위한 출정의 심정을 읽을 수 있는 명문장 일부를 세필로 자서해 보았다.

 

出師表(출사표)   - 諸葛亮(제갈량)

 

先帝創業未半(선제창업미반) 선제(先帝)께서 왕업(王業)을 닦으신 것이 아직 반도 이루어지지 못했는데

而中道崩殂(이중도붕조) 중도에서 돌아가시고

今天下三分(금천하삼분) 지금 천하는 셋으로 나누어지고

益州疲弊(익주피폐) 익주는 피폐해졌습니다.

此誠危急存亡之秋也(차성위급존망지추야) 이 시기는 참으로 나라의 존망이 달려있는 위급한 때입니다

然侍衛之臣(연시위지신) 하지만 가까이 있는 신하들이

不懈於內(불해어내) 안에서는 게으르지 아니하고

忠志之士(충지지사) 충성심을 가진 신하들은

忘身於外者(망신어외자) 바깥에서 나라를 지킴에 몸을 아끼지 않으니

蓋追先帝之殊遇(개추선제지수우) 이는 모두가 선제의 특별한 총애를 생각하고 따르기 때문입니다

欲報之於陛下也(욕보지어폐하야) 그러므로 폐하께 그 은덕을 갚고자 하오니

誠宜開張聖聽(성의개장성청) 폐하께서는 진심으로 귀를 크게 여시어 들으시고

以光先帝遺德(이광선제유덕) 선제께서 남긴 그 유덕을 빛내시며

恢弘志士之氣(회홍지사지기) 큰 뜻을 품은 지사들의 기세를 더욱 크게 해 주십시요

不宜妄自菲薄(불의망자비박) 함부로 자신을 낮추지 마시옵고

引喩失義(인유실의) 옳지 않은 비유로

以塞忠諫之路也(이색충간지로야) 충간의 길을 막지 마옵소서

宮中府中(궁중부중) 궁중과 관아가

俱爲一體(구위일체) 모두 한 몸을 이루었기에

陟罪臧否(척죄장부) 승진과 죄 그리고 선함과 악함을 다룸에 있어서는

不宜異同(불의이동) 마땅히 다름이 없어야 합니다

若有作奸犯科(약유작간범과) 만일 간악한 짓을 해 법을 어긴 죄가 있다거나

及爲忠善者(급위충선자) 충성스럽고 선한 자가 있을 시에는

宜付有司(의부유사) 마땅히 속한 관아에 맡기어

論其刑賞(논기형상) 그 형벌과 상을 논하게 해야 할 것입니다

以昭陛下平明之理(이소폐하평명지리) 폐하의 공평하고 깨끗한 다스림을 밝게 드러나게 하시고

不宜偏私使內外異法也(불의편사사내외이법야) 사사로이 치우치어 안과 밖의 법 적용이 달라서는 안 될 것입니다

侍中侍郞(시중시랑) 시중시랑인

郭攸之費褘董允等(곽유지비의동윤등) 곽유지와 비의, 동윤 등은

此皆良實(차개양실) 다 어질고 진실하여

志慮忠純(지려충순) 뜻과 생각이 충성스럽고 진실한 자들입니다

是以先帝簡拔(시이선제간발) 선제께서 가려내어 뽑아

以遺陛下(이유폐하) 폐하께 남겨주셨습니다

愚以爲(우이위) 우매한 사람이 생각을 하건데

宮中之事(궁중지사) 궁중의 일은

事無大小(사무대소) 큰일이든 작은 일이든

悉以咨之(승이자지) 무엇이든 그들에게 자문을 구하시고

然後施行(연후시행) 그런 후에 시행을 하신다면

必能裨補闕漏(필능비보궐루) 반드시 조정의 틈을 막는데 도움이 될 것이며

有所廣益(유소광익) 널리 유익함이 있을 것입니다

將軍向寵(장군상총) 장군 상총은

性行淑均(성행숙균) 성품과 행동이 어질고 가지런하며

曉暢軍事(효창군사) 군사에 관해 막힘이 없이 밝아

試用於昔日(시용어석일) 지난 날 잠시 써 살피시고는                                

先帝稱之曰(선제칭지왈) 선제께서 칭찬하며 말씀하시기를

能(능) 유능하다 하셨으니

是以衆議擧寵爲督(시이중의거총위독) 이에 군신들이 논의하여 상총을 천거하여 지휘관으로 삼았던 것입니다

愚以爲(우이위) 우매한 사람이(제갈량인 제가) 생각을 하건데

營中之事(영중지사) 군영의 일은

事無大小(사무대소) 큰일이든 작은 일이든

悉以咨之(실이자지) 무엇이든 그에게 자문을 구하신다면

必能使行陣和睦(필능사행진화목) 반드시 진영은 화목하게 될 것이며

優劣得所(우열득소) 그 자질에 맞추어 병사들을 잘 쓸 것입니다

親賢臣(친현신) 현명한 신하를 가까이하고

遠小人(원소인) 소인을 멀리 하였기에

此先漢所以興隆也(차선한소이흥륭야) 이로 인하여 옛 한나라가 흥하고 융성하였던 것입니다

親小人(친소인) 소인을 가까이 하고

遠賢臣(원현신) 현명한 신하를 멀리 하였기에

此後漢所以傾頹也(차후한소이경퇴야) 후한은 이로 인하여 기울고 무너지게 되었던 것입니다

先帝在時(선제재시) 선제께서 계실 때에

每與臣論此事(매여신론차사) 늘 신과 이 일을 논의하면서

未嘗不歎息痛恨於桓靈也(미상불탄식통한어환영야) 환제와 영제 때의 일을 탄식하고 통한을 갖지 않은 적이 없으셨습니다

侍中尙書長史參軍(시중상서장사참군) 시중상서와 장사, 참군은

此悉貞亮死節之臣(차실정량사절지신) 모두가 다 마음이 곧고 분명하여 절개를 위해 죽을 수 있는 신하들이니

願陛下親之信之(원폐하친지신지) 원하옵건데 폐하께서는 그들을 가까이 두시고 믿음을 가지시옵소서

則漢室之隆(즉한실지륭) 그렇게 하신다면 한나라 왕실의 융성은

可計日而待也(가계일이대야) 가히 날짜를 꼽 듯이 기약할 수 있을 것입니다

臣本布衣(신본포의) 신은 본래 베옷을 입고

躬耕於南陽(궁경어남양) 남양에서 몸소 밭을 갈며

苟全性命於亂世(구전성명어난세) 난세에 구차하게 목숨을 온전히 유지하고 살며

不求聞達於諸侯(불구문달어제후) 제후에게 알려지려 힘쓰지도 않았습니다

先帝不以臣卑鄙(선제불이신비비) 선제께서는 신을 천하고 비루하다 여기지 않으시고

猥自枉屈(외자왕굴) 진실로 스스로 몸을 낮추시며

三顧臣於草廬之中(삼고신어초려지중) 세 번이나 신의 초가집을 찾으시어

諮臣以當世之事(자신이당세지사) 신에게 당세의 일을 물으시니

由是感激(유시감격) 이에 감격하여

遂許先帝以驅馳(수허선제이구치) 마침내 선제의 마부가 되는 것을 허락하였습니다

後値傾覆(후치경복) 나라가 기울어 넘어지려 하는

受任於敗軍之際(수임어패군지제) 군이 패전한 때에 임무를 맡았으니

奉命於危難之間(봉명어위난지간) 그렇게 위태롭고 어려운 상황에서 명을 받았던 것입니다

爾來二十有一年矣(이래이십유일년의) 그 후로 21년이 지나갔습니다

先帝知臣謹愼(선제지신근신) 선제께서는 신이 몸을 삼가 함을 아시고

故臨崩(고임붕) 임종을 맞이하시며

寄臣以大事也(기신이대사야) 신에게 큰일을 맡기시었던 것입니다

受命以來(수명이래) 명을 받은 이래로

夙夜憂歎(숙야우탄) 밤낮으로 근심하고 한탄 하였지만

恐託付不效(공탁부불효) 맡기신 일이 공효가 없어 염려함은

以傷先帝之明(이상선제지명) 선제의 밝은 유업에 누를 끼칠까 봐 그런 것입니다

故五月渡瀘(고오월도노) 그리하여 지난 오월에 노수를 건너

深入不毛(심입불모) 불모의 땅으로 깊이 들어갔기에

今南方已定(금남방이정) 이제 남방은 이미 평정이 되었습니다

兵甲已足(병갑이족) 군사와 무기도 풍족하기에

當獎率三軍(당장솔삼군) 권하오니 마땅히 삼군을 거느리고

北定中原(북정중원) 북쪽 중원을 평정해야 합니다

庶竭駑鈍(서갈노둔) 바라옵건데 소신 둔하고 미련하오나 있는 힘을 다해

攘除姦凶(양제간흉) 간악하고 흉악한 것들을 물리치고

興復漢室(흥복한실) 한나라 왕실을 회복하고 일으키어

還於舊都(환어구도) 옛 도읍지로 돌아가는 것이

此臣所以報先帝(차신소이보선제) 신이 선제께 보답하는 일이며

而忠陛下之職分也(이충폐하지직분야) 폐하께는 직분을 다해 충성하는 길입니다

至於斟酌損益(지어짐작손익) 손익을 짐작하여

進盡忠言(진진충언) 다만 나아가 충언을 올리는 일은

則攸之禕允之任也(칙유지의윤지임야) 곽유지와 비의, 동윤의 임무입니다

願陛下託臣以討賊興復之效(원폐하탁신이토적흥복지효) 원하옵건데 폐하께서는 신이 적을 토벌하고 한실을 회복하고 일으키는데 힘을 쓸 수 있도록 해 주시옵고

不效則治臣之罪(불효칙치신지죄) 공효가 없다 하면 신을 죄로 다스리시고

以告先帝之靈(이고선제지령) 이를 선제의 영전에 고하소서                 

若無興德之言(약무흥덕지언) 만일 그 은덕을 느끼는 간언이 없다면

則責攸之禕允等之慢(즉책유지의윤등지만) 곽유지와 비의, 동윤 등의 게으름을 책하시고

以彰其咎(이창기구) 그 허물을 드러내소서

陛下亦宜自謀(폐하역의자모) 폐하께서도 또한 마땅히 스스로 도모하시어

以諮諏善道(이자추선도) 자문을 구하시고 옳은 길을 물으소서

察納雅言(찰납아언) 바른 말을 살펴 들으시며

深追先帝遺詔(심추선제유조) 선제의 유조를 중히 따르소서

臣不勝受恩感激(신불승수은감격) 신은 은혜 받은 감격을 이기지 못하고

今當遠離(금당원리) 이제 멀리 떠나며

臨表涕泣(임표체읍) 표문을 대하니 눈물이 나

不知所言(부지소언) 아뢸 바를 알지 못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