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향기/차한잔의 여유

위응물 기전초산중도사, 기찬율사(韋應物 寄全椒山中道士, 寄璨律師)

청 무 성 2024. 7. 30. 10:20

아침마다 오르는 새벽 산행 길 옆으로 많은 버섯들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장마철 습한 토양에서 돋아나는 여러 가지 빛깔과 모양의 버섯들은 갑자기 나타났다가 쉽게 사라지기 때문에 옛날부터 사람의 눈길을 끌어 고대 사람들은 땅을 비옥하게 하는 ‘대지의 음식물’ 또는 ‘요정(妖精)의 화신(化身)’으로 생각하였으며 수많은 전설이 남아 있다.
또한 버섯은 그 독특한 향미로 널리 식용되거나 또는 약용으로 하는가 하면 목숨을 앗아가는 독버섯으로 두려움을 받기도 하였다. 고대 그리스와 로마인들은 버섯의 맛을 즐겨 ‘신(神)의 식품’이라고 극찬하였다고 하며, 중국인들은 불로장수(不老長壽)의 영약(靈藥)으로 진중하게 이용하여 왔다.
 
세상에는 2만여 종의 버섯이 있는데 먹을 수 있는 것은 1,800여 종에 불과하다고 한다. 그만큼 독버섯이 흔하고 많기에 독버섯을 식별하는 방법으로 빛깔이 고운 것, 끈끈이를 내는 것, 줄기가 세로로 갈라지는 것 등이 있으나 모두 예외가 있으므로 주의하여야 한다.
 
작년에는 지방에 근무하는 관계로 볼 수 없었던 귀한 자태의 노랑망태버섯은 버섯 중에 가장 아름다운 버섯, 버섯의 여왕이라 불린다.
버섯의 모양이 망태기를 닮아 망태버섯이 됐고, 영어권에서는 드레스버섯이라고 부르며 너무나 아름다워 모두가 사진에 꼭 담고 싶은 버섯이다.
매년 이맘때쯤 주말농장 근처 상행 길 옆에 돋아나는 노랑망태버섯을 올 해는 꼭 보리라는 희망을 가지고 전 주 아침에 올라 찾아보니 때마침 외롭게 홀로 피어있는 노랑망태버섯을 마주하게 되었는데 그 아름다운 자태를 바라보며 한참 머문 적이 있다.
다음날 다시 찾아보니 흔적조차 발견할 수 없었다. 하루만에 생노병사 즉 자연의 순환에 빠르게 순응할 것일까?
노랑망태버섯의 포자를 퍼뜨리는 방식은 특이하게도 파리 등의 벌레를 이용하기 때문에 벌레를 꾀기 위해 악취를 뿜기에 아름다운 자태에 인간이 접근하지 말라는 경고일까?
형형색색 다양한 모습으로 진화하며 자연생태계의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버섯을 바라보면서 역시 자연은 신비롭고 아름답기에 우리의 위대한 스승이다라는 말을 다시 한번 되뇌게 된다.
 
연이어 함께 살펴볼 위응물(韋應物)의 시 2수는 그의 명성에 걸맞은 시로 음미할수록 잔잔하게 여운이 감도는 시를 감상해 보며 산행도중 마주한 버섯사진과 함께 올려보고자 한다.

장마전후 발생하는 버섯류는 식용여부를 확실하게 구분한 경우가 아니라면 가급적 독버섯으로 인식하여 식용을 금해야 한다.
 
기전초산중도사(寄全椒山中道士 : 전초산에 머무는 도사에게 부치다)

今朝郡齋冷(금조군재냉) 오늘 아침은 고을 관사도 쌀쌀하여
忽念山中客(홀염산중객) 문득 산에 있는 그대가 생각나네.
澗底束荊薪(간저속형신) 골짜기 흐르는 물아래서 땔나무 하고
歸來煮白石(귀래자백석) 돌아와 저녁을 짓는다네.
欲持一瓢酒(욕지일표주) 한 잔의 술을 들어
遠慰風雨夕(원위풍우석) 멀리 비바람 치는 밤을 위안 삼네.
落葉滿空山(낙엽만공산) 낙엽은 빈 산에 가득한데
何處尋行迹(하처심행적) 어디서 그의 발자취 찾을 수 있으리
 
기찬율사(寄璨律師 : 찬율사에게 부치다)

遙知郡齋夜(요지군재야) 아득히 먼 산골마을 고요한 밤
凍雪封松竹(동설봉송죽) 얼음 같은 눈 속에 송죽도 얼어붙게 하고
時有山僧來(시유산승래) 때마침 산승이 찾아와
懸燈燭自宿(현등독자숙) 등불 켜놓고 홀로 묵고 있네.
 

(주변에서 만난 여름 버섯)

버섯의 여왕인 노랑망태버섯(노랑망태말뚝버섯)
최근 국립산림과학원과 성균관대 공동연구진은 식사로 섭취된 탄수화물의 소화를 늦춰 체내 혈당 증가를 억제하는 효과를 지닌 신규물질 2종을 노랑망태버섯에서 발견했다고 밝혔다.
영지(靈芝)버섯은 여름철 활엽수에서 돋아나는 불로초과 1년생 버섯으로 영지초(靈芝草), 지초(芝草), 불로초(不老草)라고 부르기도 한다. 한방에서는강장, 진해, 소종(消腫) 등의 효능이 있어 신경쇠약, 심장병, 고혈압 외 각종 암종(癌腫)에 사용한다.
노란주걱혀버섯은 선명한 노란색의 투명한 몸체에 하트 등 다양한 모습을 하고 있어 마치 숲속에서 춤추는 작은 요정처럼 생동감이 넘쳐난다. 주로 폐목이나 나무벤치에서 돋아난다.
노랑주걱혀버섯은 맛이 달콤하고 부드러워 국이나 찌개에 많이 넣어 먹는다고 한다.
흰가시광대버섯 일명 닭다리버섯으로 독성이 있어 위장 장애와 신경 계통에 중독을 일으킨다. 항진, 항균, 혈전 용해작용을 한다.
식용여부가 불투명한 혈색무당버섯
혈색무당버섯은 하루사이에 곤충이나 미생물에 의해 분해되어 자연으로 돌아가는 순환의 고리를 밟고 있다.
달걀버섯은 생으로 먹었을 때 맛이 더 좋다고 한다. 광대버섯과의 달걀버섯은 진귀하고 맛 좋은 버섯으로 프랑스와 이탈리아를 비롯한 세계 각지에 분포하며 이탈리아 요리에서 귀한 대접을 받고 있다. 로마시대에 네로 황제에게 이 달걀버섯 을 진상하면 그 무게만큼 황금을 하사 했다는 기록이 있듯이 색이 화려하고 아름다운 것은 독버섯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예외로 화려함과 맛이 좋은 식용버섯이다.
곱게 익은 홍시처럼 맛이 일품인 달걀버섯
큰갓버섯은 주름버섯목 갓버섯과 의 한 종으로, 요리해서 먹으면 맛이 좋으나, 날로 먹으면 위장 장애와 소화기계통의 중독을 일으키는 버섯이다.
막 돋아난 큰갓버섯
뿌리광대버섯은 여름부터 가을까지 활엽수림 또는 침엽수림의 땅에 한 개씩 자란다. 버섯갓은 지름 6~16cm로 처음에 둥근 산 모양이다가 나중에 편평해지지만 가운데가 파인다. 갓 표면은 흰색 또는 회색이고 각이 진 모양 또는 각뿔 모양의 회색 사마귀 돌기가 붙어 있다. 살은 흰색 또는 크림색으로 식용은 가능하나 주의를 요하는 버섯이다.
여우꽃각시버섯은 여름에서 가을까지 숲속이나, 정원 내 온실의 땅에 군생하며 어디서나 쉽게 찾을 수 있는 버섯이다.
변색그물버섯은 늦여름부터 가을 동안에 소나무와 참나무의 이끼, 풀밭에 군생하며, 식용가능하나 미량의 독성을 품고 있어 주의를 요하는 버섯이다.
마귀광대버섯은 여름부터 가을까지 활엽수림, 침엽수림 내 지상에 홀로 나거나 또는 흩어져 발생하며, 독버섯이다.
조각무당버섯은 여름~가을, 활엽수림 속의 땅 위에 무리를 지어 자라거나 한 개씩 자라며, 무색무취로 식용 가능한 버섯이다.
개떡버섯은 갓은 대가 없으며 반원형, 조개껍질형이며 편평형에서 약간 평반구형으로 지름 5~8cm이며 갓의 윗면은 흰색으로 가는 섬모로 덮여 있으며, 목재부생성버섯으로 활엽수 고사목의 줄기나 가지에서 발생한다. 약용으로 사용 하다고 하나 식용은 불명확하다.
노란그물대망버섯은 여름~가을 / 참나무류 등 활엽수림의 땅에서 나며, 자루의 길이 5~11cm, 굵기 6~30mm로 상하가 거의 같은 굵기이며, 단단해서 부러지기 쉽다. 표면은 황색-올리브색, 거의 전면에 융기된 그물눈이 있다. 식용가능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큰우산광대버섯은 여름부터 가을까지 낙엽수림의 땅에 무리를 지어 자라며 우산버섯보다 약간 크고 색이 진하다.
독우산광대버섯은 맹독성 독버섯이다.
붉은덕다리버섯은 독버섯처럼 보이지만 익혀서 먹으면 식용가능한 버섯으로 베타글루칸 성분이 있어 암세포 증식억제 등 항암효과가 있을 뿐만아니라 각종 성인병에도 탁월한 성분이 있어 향후 약용버섯으로 상당한 위치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밀버섯은 여름에서 가을에 걸쳐 혼합림 내 낙엽 위에 무리지어 발생하며, 식용 버섯으로 맛과 향이 부드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