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월당 김시습 효의(梅月堂 金時習 曉意)
" The early bird catches the worm.” 일찍 일어나는 새가 벌레를 잡는다.라는 단문영어를 외웠던 기억이 난다. 부지런한 인간이 될 것을 격려하는 격언으로 널리 알려져 있는데 최근 연구에 따르면 일찍 일어나서 벌레를 잡는 게 아니라 정찰만 하고 먹이가 많은 위치를 파악한 후 오후에 본격적으로 사냥에 나선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아침 형 인간”은 일본의 의사 사이쇼 히로시(税所弘)가 1993년 저술한 자기개발서로 아침 습관을 조금 바꿨을 뿐인데 망가졌던 삶의 리듬이 다시 돌아오고 꿈꿔왔던 내일이 성큼 다가올 뿐만 아니라 성공을 위한 좋은 습관이라 기술되어 있지만 현대를 살아가는 사회에서는 오히려 저녁형 인간을 추구해야 한다는 재미있는 연구결과가 있다. 아침형 인간보다 저녁형 인간이 창의력이 높다고 하며 숙면을 취하지 못하거나 수면시간이 짧으면 치매에 걸릴 확률이 높고 장수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한다.
가끔 새벽 첫 지하철에 오르면 지긋이 나이든 분들을 만나게 되는데 대부분 아침을 여는 사람들이다. 빌딩 사무실 청소하시는 분, 환경미화원, 일거리를 찾아 인력시장으로 나서는 분들이 있기에 세상은 온기를 머금고 활기차게 돌아가는 것이리라.
함께 살펴볼 한시는 매월당(梅月堂)선생이 밤비가 내린 후 여명이 밝아오는 맑게 개인 새벽 조그마한 방에서 자연에서 들려오는 정취를 읊었기에 이를 예서체(隸書體)로 자서(自書)해 보았다.
효의(曉意 : 새벽에 느낌이 있어)
昨夜山中雨(작야산중우) 어젯밤 산속에 비 내려
今聞石上泉(금문석상천) 오늘 아침 바위에 흐르는 물소리 듣는다.
窓明天欲曙(창명천욕서) 창 밝아 하늘에는 서광이 밝아오고
鳥聒客猶眠(조괄객유면) 새소리 요란해도 객은 아직 자고 있네.
室小虛生白(실소허생백) 작은 방에도 하얗게 밝아오니
雲收月在天(운수월재천) 구름 걷혀도 낮 달을 하늘에 남아있네.
廚人具炊黍(주인구취서) 부엌에서 기장밥 다 지어놓고
報我懶茶煎(보아라다전) 차 달임이 늦다고 나를 나무라네.
(영종도 백운산 새벽풍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