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낮과 밤의 기온 차가 20도를 넘나들고 점심 후 나른함이 몰려온다.
춘곤증(春困症)은 봄이 되면 쉽게 피곤하거나 잠이 오는 증상을 일컫는 단어다. 의학상식으로 춘곤증은 증상이라기보다 따사로운 햇살과 적절한 온도가 일으키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상대적으로 긴 겨울에 적응했던 신체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누구나 겪는 신체리듬의 과정인 것이다.
이 시절 기억나는 시구가 절학무위한도인(絶學無爲閑道人)이 渴則煎茶困則眠(갈즉전다곤즉면) 목마르면 차 끓이고 피곤하면 잠들 것을.. 의 경지처럼 이 시절에 마음과 몸이 원하는 데로 인생을 즐기고 싶은 욕망은 모두 한결같으리라.
도연명 잡시 12수 중 7수(陶淵明 雜詩 12首 中 7首)
잡시(雜詩 其十.)
잡시(雜詩 其十.)
閑居執蕩誌(한거집탕지) 한가하게 살면서도 호탕한 뜻을 지녔으나
時駛不可稽(시사불가계) 달려가는 세월 머무르게 할 수 없었네
驅役無停息(구역무정식) 일에 쫓겨 잠시도 쉬지 못하고
軒裳逝東崖(헌상서동애) 수레를 몰아 동쪽 끝까지 갔었다
沉陰擬薰麝(심음의훈사) 사향을 태운 향 같은 음기가 가라앉아
寒氣激我懷(한기격아회) 차가운 기운이 내 가슴에 부딪쳐온다.
歲月有常禦(세월유상어) 세월은 빠르게 지나가서
我來淹已彌(아래엄이미) 내가 이곳에 와 머문 지도 이미 오래되었다.
慷慨憶綢繆(강개억주무) 관리로 묶이었던 날들을 생각하며 비분강개했지만
此情久已離(차정구이리) 이러한 심정도 없어진 지 이미 오래되었다
荏苒經十載(임염경십재) 차츰 세월이 흘러 십 년이 지나가니
暫為人所羈(잠위인소기) 잠시 남에게 매여 있었던 듯하구나
庭宇翳餘木(정우예여목) 뜰과 집은 많은 나무들에 가려져 있고
倏忽日月虧(숙홀일월휴) 잠깐 사이에 세월이 사라져 갔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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