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머무는 숙소는 세종시와 조치원 사이에 있는데 퇴근 후 미호강(美湖江) 주변을 산책하곤 한다. 미호강은 충북 서부를 남서류하여 금강으로 흘러드는 국가하천으로 금강의 제1지류이다.
특히 미호강에는 2005년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미호종개는 잉어목 미꾸리과의 6~7Cm 크기의 민물고기로 물의 흐름이 느리고 바닥이 모래와 자갈로 된 얕은 곳에 서식하므로 쉽게 잡힐 수 있다. 잡식성이며 모래 속에 몸을 완전히 파묻고 산다. 한국 특산종으로 1984년 신종으로 발표되었으며, 특정어종으로 지정, 허가 없이 포획할 수 없다. 2005년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었고, 2012년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으로 지정되어 보호받고 있다.
일제강점기에 하천 지명을 미호천(美湖川)으로 표기하였다. 2019년 국가하천으로 승격되었으며, 2022년 미호강으로 명칭을 변경하였다.
금강으로 가는 지류 중 가장 큰 유역면적(流域面積)을 가지고 있으며, 강폭도 넓고 치수관리(治水管理)로 다양한 동식물의 서식함고 있어 비교적 환경이 잘 갖추어진 강이다. 산책길에 수시로 마주치는 고라니는 물론 너구리, 멧돼지의 흔적도 쉽게 발견된다. 앞으로 세종시민에 대한 휴식공간으로 활용가능성이 높아 보이며, 자연환경과 조화롭게 가꾸어 나가는 지혜가 필요하다.
이어지는 하서(河西) 선생의 백련초해(百聯抄解)를 행서체로 자서해 보며, 미호강 주변 풍경을 사진으로 담아보았다.
김인후 백련초해 23~26(金麟厚 百聯抄解 其二十三. ~ 其二十六.)
山僧計活茶三椀(산승계활다삼완) 산중의 생활은 차 석 잔이면 되고
漁父生涯竹一竿(어부생애죽일간) 어부의 생애는 낚싯대 하나만 있으면 된다네.
竹根迸地龍腰曲(죽근병지용요곡) 대 뿌리가 땅에 솟으니 용의 허리인양 구불구불
蕉葉當窓鳳尾長(초엽당창봉미장) 파초 잎이 창에 마주치니 봉황새 꼬리인 듯 나폴 나폴.
耕田野叟埋春色(경전야수매춘색) 밭 가는 村老(촌로)는 봄빛을 땅에 묻고
汲水山僧斗月光(급수산승두월광) 물 긷는 山僧(산승)은 달빛을 떠서 오는구나.
聲痛杜鵑啼落月(성통두견제락월) 소리도 서러운 두견새는 지는 달을 보고 울고
態娟籬菊慰殘秋(태연리국위잔추) 어여쁜 울밑 국화는 저무는 가을을 위로하네.
김인후 백련초해 27~30(金麟厚 百聯抄解 其二十七. ~ 其三十.)
遲醉客欺先醉客(지취객기선취객) 더디 취한 손님이 먼저 취한 손님을 기만하고
半開花笑未開花(반개화소미개화) 반만 핀 꽃이 피지 않은 꽃봉오릴 비웃는구나.
紅袖遮容雲裡月(홍수차용운리월) 붉은 옷소매로 얼굴을 가리니 구름 속의 달이요
玉顔開笑水中蓮(옥안개소수중련) 옥 같은 얼굴로 활짝 웃으니 물속의 연꽃이로구나.
靑菰葉上凉風起(청고엽상양풍기) 연못의 줄 잎 위에 서늘한 바람이 일고
紅蓼花邊白鷺閑(홍료화변백로한) 물가의 붉은 여뀌꽃 옆에 백로가 한가롭게 노는구나.
竹筍初生黃犢角(죽순초생황독각) 죽순이 처음 나는데 황송아지의 뿔 같고
蕨芽已作小兒拳(궐아이작소아권) 고사리가 싹이 트는데 어린아이 손 같구나.
(미호강 주변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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