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향기/차한잔의 여유 썸네일형 리스트형 두보 춘야희우(杜甫 春夜喜雨) 찰나(刹那)란 불교에서 시간의 최소단위를 나타내는 말로 현대의 시간으로 환산하면 1 찰나는 75분의 1초(약 0.013초)에 해당한다고 한다. 이와 반대로 긴 시간을 뜻하는 겁(劫)이란 시간인데 여러 설이 있으나 천 년에 한 방울씩 떨어지는 낙숫물이 집채보다 큰 바위를 뚫어 없애는 시간, 또 다른 일설에는 가로세로 높이가 각 1유순(由旬 : 고대 인도의 거리의 단위로, 실제 거리는 명확하지 않지만 보통 약 8㎞로 간주함)에 겨자씨를 가득 채워 100년마다 1알씩 먹어서 겨자씨가 다 없어지는 시간, 또는 1유순은 바위로 쌓은 성곽을 100년마다 한 번씩 얇은 비단으로 옷깃을 스쳐 바위가 다 닳아 없어지는 시간, 또는 옷깃 한 번 스치는 인연은 500겁, 부부의 연은 7000겁 부모 자식의 연은 8000겁의.. 더보기 덕천서원. 남명 조식 시 2수 욕천, 서인병(德川書院. 南冥 曺植 詩 2首 浴川, 書釼柄) 내가 태어나고 유년기를 보낸 곳이 산청이다. 지난 주말 동생과 함께 고향을 찾아 산재되어 조상묘 6기에 대한 이장절차(移葬節次)를 간소하게 마치고 덕천서원(德川書院)을 찾았다. 경상남도 산청군 시천면 원리에 소재한 덕천서원은 1576년(선조 9) 남명(南冥) 조식(曺植)의 학덕을 추모하기 위해 최영경(崔永慶), 하항(河沆) 등 사림(士林)들이 그가 강학(講學)하던 자리에 건립한 서원이다. 남명 선생은 1501년 합천군 삼가면에서 태어나 1572년 산청군 시천면에서 생을 마쳤다. 평소 남명학에 대한 관심이 높은지라 오랜만에 다시 찾은 서원은 아담하고 소박하게 자리 잡고 있어 도산서원(陶山書院)과 대비되는 면모를 갖추고 있다. 조선을 대표하는 성리학의 거두로 1501년 합천군 삼가면에서 태어나 1572년 산.. 더보기 미촌 윤선거 춘사(美村 尹宣擧 春詞), 청탄 한익항 영정전이수(聽灘 韓翼恒 詠庭前梨樹) 어제오늘 반가운 봄비가 내리고 있다. 농부나 텃밭을 일구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반기는 비 소식은 봄 가뭄 해갈은 물론 연일 발생하는 산불소식을 잠재울 고마운 단비다. 이를 경제적으로 환산하면 수 천 억 원의 가치를 부여해도 아깝지 않을 것이다. 연이어 배꽃(梨花) 관련 미촌(美村) 선생의 춘사(春詞) 시와 청탄 한익항 선생의 영정전이수(聽灘 韓翼恒 詠庭前梨樹)를 소개하고자 한다. 미촌 선생은 병자호란(丙子胡亂), 노소분파(老少分派)를 겪으며 시름에 가득 찬 어느 봄날 흩날리는 배꽃을 바라보며 시인의 심사는 바다처럼 막막하고 깊어가는데 문득 들보 위에 한 쌍의 제비가 둥지를 틀며 새 희망을 품고 있는 모습을 바라보며 느낀 감회를 읊었으리라. 청탄(聽灘) 선생의 영정전이수(詠庭前梨樹)는 이화월백(梨花月白)의 .. 더보기 매운당 이조년 다정가(梅雲堂 李兆年 多情歌) 익히 들어 한번쯤 외우고 읊조린 이조년(李兆年)의 시조 다정가(多情歌)는 악학십령(樂學拾零 : 조선후기의 문신(文臣)이자 학자였던 병와(甁窩) 이형상(李衡祥,1653~1733)이 숙종 39년(1713)에 저술한 악류(樂類)의 시조집(時調集)으로 병와가곡집(甁窩歌曲集)이라고도 한다. 수록된 작품은 고려(高麗)와 조선초기의 174명에 이르는 시인들의 작품 약 1,100여 수가 수록되어 있다. 이는 우리나라 최고 최대의 시조집이다.)에 실려 있어 배꽃이 만발한 요즘 이를 살펴보고자 한다. 2020년 중앙일보 세두에 게재된 시인 유자효 님의 자료를 참고하여 편집했다. 이화(梨花)에 월백(月白)하고 은한(銀漢)이 삼경(三更)인 제 일지춘심(一枝春心)을 자규(子規)야 알랴마는 다정도 병인양 하여 잠 못 이뤄하노라 .. 더보기 백옥헌 이개 이화(白玉軒 李塏 梨花) 이맘때쯤 도심을 벗어나 외곽으로 나가면 새하얀 꽃이 군락을 이루고 피어있는 것을 보게 되는데 주로 배꽃이다. 꽃말은 위로, 위안, 온화한 애정이다. '이화(梨花)'라는 낱말이 들어가는 이름은 배꽃을 한자어로 옮긴 것이다. 과거 대만 친구가 한국을 방문하게 되면 한국배로 식사를 대신할 만큼 최고의 과일로 손꼽는데 그 맛이 어느 과일보다 으뜸이고 단단하면서 단맛이 나는 과일로, 아삭아삭한 식감, 시원한 단 맛, 풍부한 과즙 때문에 차게 먹으면 달고 시원하니 너무 좋다고 했던 기억이 난다. 사과와 더불어 가을에 한국인들이 즐겨 먹는 과일이기도 하지만 유달리 한국에서 재배된 배는 자타공인하는 최고의 맛이다. 한국사의 옛 문헌을 살펴보면 삼한 시대(三韓 時代)부터 기록이 나오는 전통적인 토속 과일이다. 이런 연유.. 더보기 도연명 잡시 12수 중 12수(陶淵明 雜詩 12首 中 12首) 처음 도연명의 잡시를 접한 후 언젠가는 그 의미를 함께 공유하고픈 생각이 들어 12수를 소개하게 되었다. 잡시를 통해 고금의 생활방식은 다를지라도 애환의 감회는 한결같으리라. 벚꽃이 만발한 봄의 절정을 지나는 아름다운 계절에 주변에서 찍은 사진과 함께 올려보았다. 잡시(雜詩 其十二.) 裊裊松標崖(요요송표애) 하늘하늘 벼랑 끝에 소나무 婉孌柔童子(완련유동자) 어여쁜 모습이 연약한 동자 같구나. 年始三五間(연시삼오간) 십오 년이 지나고 나면 喬柯何可倚(교가하가의) 높은 가지 어디에 기댈 수 있겠는가 養色含津氣(양색함진기) 외양을 가꾸고 든든한 기운 머금으면 粲然有心理(찬연유심리) 마음에 품은 뜻 밝게 빛나리라 봄풍경 사진 더보기 도연명 잡시 12수 중 11수(陶淵明 雜詩 12首 中 11首) 5월 중순에 해당하는 따뜻한 날씨다. 추운 겨울이 지나고 따뜻한 봄이 되어, 천지 만물이 봄기운을 받아 힘차게 자라나고 꽃들이 만발한 만화방창(萬化方暢) 호시절이 빠르게 흘러가고 있다. 연이어 소개하는 도연명의 잡시 11수는 계절의 순환 속에 객지에서 겪는 외로운 일상들을 돌이켜 보며 긴 봄날 밤에 읊을 을 것이다. 도연명의 문학의 토대는 전원이라는 새로운 분야를 개척했다는 점이다. 직접 농사를 지으면서 전원과 자연에 대한 감회를 써냄으로써 이상향(理想鄕)을 추구하고 있어 중국 문학사에 있어서 후학으로 하여금 중요한 주제가 되었다. 도연명은 세상을 떠난 직후부터 많은 사람들로부터 인격적으로 칭송을 받았는데, 그것은 문학적 성취 못지않은 그의 인격과 절개 때문이었다. 송나라 소동파(蘇東坡)는, "내가 도연.. 더보기 도연명 잡시 12수 중 10수(陶淵明 雜詩 12首 中 10首) 연일 낮과 밤의 기온 차가 20도를 넘나들고 점심 후 나른함이 몰려온다. 춘곤증(春困症)은 봄이 되면 쉽게 피곤하거나 잠이 오는 증상을 일컫는 단어다. 의학상식으로 춘곤증은 증상이라기보다 따사로운 햇살과 적절한 온도가 일으키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상대적으로 긴 겨울에 적응했던 신체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누구나 겪는 신체리듬의 과정인 것이다. 이 시절 기억나는 시구가 절학무위한도인(絶學無爲閑道人)이 渴則煎茶困則眠(갈즉전다곤즉면) 목마르면 차 끓이고 피곤하면 잠들 것을.. 의 경지처럼 이 시절에 마음과 몸이 원하는 데로 인생을 즐기고 싶은 욕망은 모두 한결같으리라. 도연명 잡시 12수 중 7수(陶淵明 雜詩 12首 中 7首) 잡시(雜詩 其十.) 잡시(雜詩 其十.) 閑居執蕩誌(한거집탕지) 한가하게.. 더보기 도연명 잡시 12수 중 9수(陶淵明 雜詩 12首 中 9首) 객지에 홀로 있는 시간이 많다 보니 밤이 되면 책상머리에 늘 자리 잡고 있는 지필묵이 나를 불러들여 글을 쓰게 된다. 내가 올린 글은 많은 시간을 두고 정성스레 쓰기 보단 가벼운 마음으로 그냥 쓰는 것이다. 저녁 반주 후 쓰고자 하는 욕망이 일어나면 원하는 필체가 나오고 억지로 쓰다 보면 맘에 들지 않은 글이 되곤 한다. 이 또한 시간의 흔적이라 글씨보다 글 내용에 치중하여 소개하는 경우가 많다. 도연명 역시 현실은 타향이고 마음은 고향에 있어 시 한 수로 외로운 객의 마음을 달래보고자 했으리라. 잡시(雜詩 其九.) 遙遙從羈役(요요종기역) 멀고 먼 객지를 떠돌며 벼슬살이 하노라니 一心處兩端(일심처양단) 마음은 타향과 고향 두 끝에 있네 掩淚泛東逝(엄루범동서) 눈물을 가리고 배를 타고 동쪽으로 떠나며 順流.. 더보기 도연명 잡시 12수 중 8수(陶淵明 雜詩 12首 中 8首) 윤달(閏달)은 음력에서 평년의 12개월보다 1개월 더 보태진 달로 태음력(太陰曆 : 354일)과 태양력(太陽曆 : 365일)이 1년에 11일 차이를 보정하는 달로 19년 7윤법(19年 7閏法 : 양력 19년에 윤달 7번)을 적용하는데 보통 3년에 한 번 정도 찾아오는 달이다. 윤달은 천신(天神)과 지신(地神)이 인간 세상사를 감시하지 않고 쉬는 기간이라 불경스러운 일이나 궂은일을 해도 눈감아 주거나 회피한다 하여 이장(移葬) 등 집안 대소사 중 쉽게 결정하지 못한 일을 하기도 한다. 올해의 윤달은 3.22 ~ 4.19일로 청명. 한식(淸明.寒食)과 겹쳐 그간 미뤄왔던 내 조상의 묘를 정리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아버지 생전에 허락을 받은 사항이기도 하지만 우리 시대에 정리하지 않으면 자식들에게 짐을 물려주.. 더보기 이전 1 ··· 14 15 16 17 18 19 20 ··· 57 다음